지난달 서울 패션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서울 패션위크는 어느 때보다 다채로웠다. 해외 유통업체와의 협업, 해외 바이어들의 참석 등이 늘어났다는 평이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서 170여 명의 바이어가 한국을 찾았다. 서울 디자이너들이 제시한 내년 봄·여름 트렌드는 여성스러움과 스포티즘의 결합이었다.
세계적인 온라인 라이프스타일 몰 ‘육스’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4곳과 함께한 ‘육스 서울’ 컬렉션은 패션쇼가 끝나자마자 육스닷컴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판매됐다. 육스는 비욘드클로짓, 디바이디, 프리마돈나, 카이와 손잡고 ‘기하학적 패턴’을 주제로 한 의상을 선보였다. 이들 4개 브랜드가 한 무대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레산드라 로시 육스 총괄이사는 “육스는 늘 전 세계의 재능 있는 디자이너들을 발굴해 왔다. 한국 패션이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는 이 시점에 디자이너 재능이 돋보이는 여러 한국 브랜드와 함께 하나의 컬렉션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비욘드클로짓 등 4개 브랜드 디자이너들은 각자가 해석한 기하학적 패턴의 컬렉션을 선보였다. 봄·여름 시즌답게 밝은 컬러와 독특한 패턴이 화제를 모았다.
카이의 계한희 디자이너는 “별 모양 패턴을 활용해 젊고 발랄한 스타일을 선보이려 했다. 서울패션위크와 육스를 통해 세계 고객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프리마돈나의 김지은 디자이너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상품을 발견했을 때의 느낌을 글로벌 소비자가 가질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육스는 지난해 10월 서울패션위크에서도 국내 패션 브랜드 ‘럭키슈에뜨’와 협업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자사 몰에서 판매했다. 로시 총괄이사는 “한국 시장은 사업적 측면뿐 아니라 새로운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흥미로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디자이너는 이번 서울 패션위크에서 색다른 이벤트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청청 디자이너의 ‘라이(LIE)’ 런웨이에서는 첫 모델로 ‘맨발의 디바’ 가수 이은미가 나타났다.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자는 의미의 컬렉션 주제인 ‘퍼펙틀리 임퍼펙트(PERFECTLY IMPERFECT)’를 표현하기 위해서라는 게 라이 측의 설명이다. 디자인은 여성스러우면서 스포티했다. 여성스러운 컬러인 핑크, 피치 러플 드레스에 스포티한 머리 밴딩 등이 선보였다.
클래식한 디자인이 주를 이루는 ‘제인 송’이 선보인 내년 봄·여름 트렌드는 컬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라벤더, 민트, 아이보리 등 파스텔톤에서 화려한 색감의 옐로, 코랄 오렌지까지 폭넓은 색상이 등장했다. 디자인은 그 대신 심플했다. 주로 정장 슈즈, 장식이 없는 드레스가 주를 이뤘다. 실크, 레이스같이 여성스러운 소재와 컬러로 도시 여성을 표현했다는 평이다.
‘미스지 컬렉션’의 지춘희 디자이너는 고혹적인 여성스러움을 컬렉션에 담았다. 블랙, 핑크, 베이지 등 강렬한 색상의 허리를 강조한 숙녀 스타일이 주를 이뤘다. 1970년대 멋쟁이 숙녀를 떠올리게 하는 의상이다.
서울패션위크의 메이크업을 총괄한 아모레퍼시픽 헤라는 내년 트렌드로 ‘반짝임’을 강조했다. 헤라 관계자는 “광택이 살아 있는 글로시한 입술 메이크업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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