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문청’이 따로 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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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원고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마감은 다음 달 1일.

해외에 거주하는 경우 원고를 e메일로 접수하는데, 70대 응모자 두 명이 눈에 띄었다. 한 지원자는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의 격려 말씀이 평생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아 정년퇴임 후 글쓰기 공부를 시작했다. 새로운 분야여서 힘도 들었지만 헤밍웨이가 말하는 ‘글 쓰는 즐거움’이란 말의 뜻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지원자는 “젊은 시절부터 신춘문예에 응모하는 꿈을 꿨는데 생의 귀로에서 결단을 내렸다. 남에게 속살을 내보이는 것 같은 부끄러움이 앞서지만 삶의 마지막 언덕에서 가슴에 용기를 간직하고 싶다”고 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글을 쓴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계속 생각하게 만들었다. “글을 쓸 때 진이 빠지고 고독하지만 그 모든 게 다 좋다”며 미소 짓던 김숨 소설가(43)가 떠오르기도 했다. 쓰고 싶은 무언가가 가슴속에 꿈틀거리고 실제 이를 써내려간다면 그는 이미 작가가 아닐까. 세상이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 말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문청#신춘문예 원고#글을 쓸 때 진이 빠지고 고독하지만 그 모든 게 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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