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패싸움 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4일 03시 00분


○ 알파고 9단 ● 알파고 9단
10국 6보(71∼84)

아직 기계의 티를 못 벗은 알파고에게 욕심이라는 개념은 없다. 하지만 흑 71은 인간 바둑이라면 ‘욕심 가득한 수’라는 평가를 받을 법하다.

참고 1도를 보자. 흑 1로 끊으면 백은 살길이 없다. 그렇지만 백 2로 패를 하자고 할 수 있다. 좌상에서 무수한 팻감이 나오기 때문. 그래서 흑은 5로 지키고 백은 6으로 따내 상변 흑을 잡는다. 이 바꿔치기는 흑이 나쁘지 않다. 그러나 흑은 괜찮은 길을 놔두고 71로 백을 크게 잡겠다고 나선 것.

백은 즉각 78까지 패 모양을 만들었다. 흑이 패를 피하려면 참고 2도처럼 흑 1로 단수하고 3으로 이으면 되는데, 이땐 백 4를 선수하고 6으로 두면 크게 살아간다.

그래서 흑 79는 불가피하다. 백 80, 82에 이어 백 84로 본격적인 패가 시작됐다. 흑으로선 져서는 안 되는 패. 그러나 백의 팻감이 많아 대마를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참고 1도처럼 두지 않은 게 과연 큰 후회거리가 될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알파고#특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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