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번의 시공간 여행/콜린 스튜어트 지음/이충호 옮김/228쪽·1만5000원·한스미디어
1825년 시작한 영국왕립연구소의 크리스마스 과학 강연은 민스파이(크리스마스이브에 먹는 디저트), 칠면조만큼이나 중요한 영국인의 연례행사라고 한다. 마이클 패러데이, 리처드 도킨스, 낸시 로스웰, 하인츠 볼프…. 수많은 과학 명사가 강단에서 직접 실험도 하며 대중에게 쉽고 재밌게 과학을 보여줬다. 그 내용은 매년 크리스마스 연휴부터 새해가 시작될 때까지 BBC를 통해 방영된다.
전 세계 과학 마니아들이 해마다 손꼽아 기다리는 이벤트가 된 강연의 200년 역사 중 책은 시공간과 천문학을 주제로 한 최고의 강연 13편을 엮었다.
출발은 1881년 로버트 스타웰 볼이 태양계와 별을 설명한 ‘태양과 달, 행성’이다. 볼은 당시 달을 설명하면서 “어떤 탐험가도 달에 가볼 순 없겠지만 대신 망원경으로 여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100년도 안 돼 인간은 우주선을 타고 달에 첫발을 내디뎠다. 책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열린 그리니치왕립천문관장 해럴드 스펜서 존스의 강연, 조지 포터의 1969년 ‘타임머신’, 1977년 칼 세이건의 ‘행성’ 강연을 지나 2015년 국제우주정거장을 생중계로 연결한 케빈 퐁 박사의 ‘우주에서 살아남는 법’ 강연 등을 소개한다.
2003년 ‘시간과 공간을 지나는 여행’을 강연한 모니카 그레이디는 “우주 탐사를 하기에 나는 너무 늙었다. 더 많은 시간과 연구가 필요한 탐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여러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책에 담긴 19세기부터 계속된 우주를 향한 도전의 역사가 새해를 맞는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선물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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