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문단에 나와 현재 천호희망재단 이사를 맡고 있는 정법안 시인의 시집 ‘아주 오래된 연애’(정법안 지음·정빛나 그림·마음서재·사진)가 출간됐다. “사랑이 없다면 살아야 할 가치가 없지만, 지금 이 시대는 사랑에 익숙해 소중함을 잘 알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한 저자가 젊은 날부터 틈틈이 써온 시 104편을 엮었다.
저자에 따르면 오래된 연애란 “가끔 처음 만났던 시절로 돌아가서 그 설렘으로 남은 날들을 견디는 것”이다. 책에는 그가 군 시절 애인에게 절절히 보냈던 연서부터 “그 마약 같은 당신은 어디 가고 할멈 같은 당신이 내 곁에 있지”라며 익살스럽게 표현한 중년의 사랑까지 다양하다.
붓과 먹으로 전봇대, 굴다리, 가로등 켜진 골목 등 일상 풍경을 담담히 그려낸 삽화도 눈에 띈다. 동양화가 정빛나 작가의 잔잔한 그림들이 시와 어우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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