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알고 들어야 제맛’… 클래식 교향곡 길잡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30일 03시 00분


◇교향곡―듣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최은규 지음/624쪽·3만3000원·마티

18세기 오페라 서곡으로 시작했던 교향곡은 여러 악기들이 동시에 어우러지는 울림으로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립교향악단. 동아일보DB
18세기 오페라 서곡으로 시작했던 교향곡은 여러 악기들이 동시에 어우러지는 울림으로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립교향악단. 동아일보DB
처음 클래식 교향곡을 듣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도대체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 것일까’이다. 이 책은 교향곡을 듣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를 자처하고 있다. 바흐부터 쇼스타코비치까지 작곡가 18명의 교향곡 82곡을 소개한다. 여기에는 베토벤의 교향곡 3번 ‘영웅’과 교향곡 9번 ‘합창’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곡들도 있고, 닐센과 쇼스타코비치처럼 익숙하지 않은 작곡가들의 곡도 있다.

저자는 서울예고와 서울대 음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뒤 10여 년간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서 연주자로 활동했다. 현재는 각종 음악전문지와 일간지 등에 칼럼과 리뷰를 기고하고 있다. 그만큼 교향곡에 대해서 많이 들었고, 직접 많은 곡을 연주해봤다.

입문자에 대한 배려도 놓치지 않았다. 베토벤의 곡들을 설명할 때 베토벤이 직접 쓴 편지와 당시 비평가, 음악인들의 증언을 인용하면서 곡이 당시 어떤 반응을 얻었고, 곡이 작곡될 때 어떤 상황이었는지 자세하게 설명한다.

또 모든 해설에 참고 음반을 지정해 주제 선율, 주요 화음, 독특한 소리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트랙 정보를 표기했다. 되도록 유명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음반을 선택했다. 책을 읽으면서 음반을 들어보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책을 읽다 보면 작곡가들의 음악 세계는 물론이고 서양 음악사를 시대별로 알 수 있다. 여기에 온갖 수사가 만연한 추상적 묘사를 자제하는 대신에 곡을 이해할 수 있는 감상 포인트와 실마리를 제공해 책을 읽는 사람이 자신만의 감상 포인트를 만들도록 도와준다. 말 그대로 교향곡을 듣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에 충실하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클래식#교향곡#교향곡 듣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최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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