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판본 ‘파른본’부터 청동정병 등 공양구까지…삼국유사의 모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3일 03시 00분


국립대구박물관 특별전

인각사에서 출토된 통일신라시대 ‘금동병향로’.국립대구박물관 제공
인각사에서 출토된 통일신라시대 ‘금동병향로’.국립대구박물관 제공
‘백제 무왕과 왕비(선화공주)가 지나던 연못에서 세 명의 미륵부처를 만났다. 왕비가 왕에게 이들을 위한 절을 지어 달라고 청하니 이것이 곧 미륵사다.’

일연(1206∼1289)의 삼국유사에 나오는 미륵사 창건설화다. 그런데 실제 전북 익산시 미륵사 터를 발굴 조사한 결과, 백제시대 당시엔 물기가 흥건한 저습지였음이 밝혀졌다. 게다가 사찰 내 부처를 모시는 금당(金堂) 역시 세 곳이 맞았다. 삼국유사가 역사적 사실에 근거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삼국사기와 더불어 최고의 삼국시대 역사서로 손꼽히는 삼국유사를 재조명하는 ‘삼국시대 기록의 보고, 삼국유사’ 전시가 대구 수성구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최근 개최됐다. 이번 전시에는 삼국유사 초기 판본인 연세대 소장 파른본(보물 제1866호)이 공개된다. 일연이 삼국유사를 저술한 경북 군위군 인각사에서 출토된 금동병향로와 청동정병, 청동탑뉴개향합 등 통일신라시대 불교 공양구도 선보인다. 지난해 복원 제작된 삼국유사 초기 복각본 역시 관람할 수 있다.

일연이 몽골 침략으로 좌절한 고려인을 위해 삼국유사를 통해 제시한 사관(史觀)은 근대 민족사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파른본은 왕의 일대기를 담은 왕력(王歷) 편과 신화와 전설을 모은 기이(紀異) 편에 빠진 내용이 없이 온전해 사료적 가치가 매우 크다. 다음 달 25일까지. 053-768-6054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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