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고집쟁이 알파고

○ 알파고 제로 ● 알파고 리
2국 1보(1∼17)

알파고 고집도 보통이 아니다. 알파고 리가 흑으로 둔 10국의 대국은 백 10까지 똑같은 모양이 나왔다. 고집인지 실험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새로운 포석 연구에 도움이 된다.

백 10 걸침에 흑 협공은 당연한데 과연 어디냐가 관건이다.

알파고 리는 두 칸 높은 협공, 세 칸 높은 협공을 시도하다가 모두 지자 이번엔 흑 11, 즉 세 칸 낮은 협공을 들고나왔다.

백 12, 14는 ‘알파고’다운 수들이다. 알파고는 상대 진영에선 언제나 평화를 원한다. 상대 집을 굳혀 주더라도 두텁게 수습하고 선수를 뽑는 작전을 많이 구사하고 있다.

흑 15가 전환점. 강하게 두려면 참고 1도 흑 1로 끊는 수가 있다. 하지만 직접 응수하지 않고 백 2로 씌우는 수가 성립한다. 백 18까지 끊어간 흑이 거꾸로 잡힌다.

참고 2도 흑 1로 젖히는 수도 둘 수 있다. 백은 2로 막아 빨리 수습에 나선다. 백 12까지 두텁게 수습한 모양이다. 그래서 흑 15로 참아두고 17로 좌하를 선착했는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