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백 두터워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1일 03시 00분


○ 알파고 제로 ● 알파고 리
2국 2보(18∼34)

아무래도 흑의 초반 포석에 문제가 있다. 아직 20수가 안됐는데 이번에도 백이 두터운 진행이다.

백 20의 삼삼침입에 흑 21로 막은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반대쪽으로 막으면 좌변을 키워야 하는데 큰 집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백 24에 흑 25의 젖힘이 곧바로 검토실의 지적을 받았다. 참고 1도를 보자. 흑 1로 늘어두는 것이 실전보다 좋았다는 것이다. 백 6까지 실리로는 손해지만 실전보다 훨씬 두터운 데다 선수를 잡을 수 있다.

백도 참고 1도는 싫기 때문에 참고 2도 백 2로 응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흑 9까지 백은 선수를 잡고, 흑은 실전보다 두터운 모양을 갖게 돼 서로 불만이 없다.

백 26으로 젖힌 뒤 32까지 살아가자 흑 모양을 끊은 백 한 점이 흑에겐 눈엣가시 같다. 주변 여건만 성숙되면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그나마 흑 33이 좋은 행마. 백은 좌상 한 점이 움직이는 뒷맛을 남겨두고 34로 좌변 수습부터 나섰다. 벌써 백의 두터움이 돋보이는 초반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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