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수 700만 명을 코앞에 둔 영화 ‘1987’에는 특별한 영화음악이 담겨 있다. 연세대 86학번부터 2017학번까지 참여한 ‘이한열 합창단’ 150여 명이 자원해 녹음한 엔딩곡 ‘그날이 오면’이다. 최근 출시된 OST 음원에도 포함됐다.
영화 음악작업은 ‘명량’ ‘최종병기 활’ 등에서 섬세한 정서를 음악으로 풀어내 호평 받은 김태성 음악감독(39·사진)이 맡았다. 감독에게 이한열 합창단의 ‘그날이 오면’ 녹음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이한열 합창단의 참여 계기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커다란 물줄기를 이룬다는 게 영화의 주제인 만큼 ‘그날이 오면’을 100명 넘는 대규모 합창단이 불렀으면 했다. 제작진이 이를 고민 중이라는 사실이 이한열기념사업회를 통해 알려지자 이한열 합창단은 물론이고 광주시립합창단에서도 서로 돕겠다고 연락해 왔다.”
―녹음 현장 분위기는….
“고 박종철 씨와 비슷한 학번부터 지난해 갓 입학한 새내기까지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 모두 모였다. 박 씨의 후배이자 서울대 87학번인 황병준 엔지니어가 녹음을 맡아 더 뜻깊었다. 녹음하는 3시간 동안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87년 민주화를 기억하며 한목소리로 노래하니 전율이 일었다. 현장 관계자들은 모두 눈물 바다였다.”
―영화를 본 뒤 합창단 반응은….
“녹음 당시엔 영화를 보지 못한 상태라 담담했지만, 영화관에서 엄청 울었다고들 전해주시더라. 최근 OST 발매를 위해 미국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에서 대규모 오케스트라 작업을 했는데, 영화를 보여주자 외국인 연주자들도 눈물을 흘렸다. 나이, 국적을 넘어 울림이 있는 영화구나 싶었다.”
―영화 ‘1987’은 감독에게 어떤 경험이었나.
“모두가 사명감을 갖고 작업에 참여했다. 합창단은 특히 취지에 공감한다며 한사코 가창료를 받지 않아 교통비 정도만 드렸다. 다른 상업영화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일이다. 영화 음악이 작품의 메시지를 되새기게 하고, 깊어지게 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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