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동아일보 애독자는 1974년 12월 유신정권의 언론 탄압에 따른 ‘동아일보 백지광고 사태’를 회고하며 “백지광고 사태 때 생긴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동아일보 구독을 계속해 왔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의 현직 경찰관인 주경정 경감(58)은 백지광고 사태 때 중학생이었다. ‘고바우’ 김성환 화백의 4칸짜리 만화를 가장 좋아했다는 그는 “친구들과 ‘왜 다른 신문과 달리 동아일보에만 광고가 없을까’란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동아일보를 통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접할 수 있어 좋다”고 밝혔다.
홍성재 씨(70)는 당시 외사촌 박태석 씨와 함께 5만 원을 냈다. 그는 “20대인 나에게 5만 원은 매우 큰 돈이었지만 독재 정권에 저항하는 동아일보를 살려야 우리나라가 잘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그 돈을 냈다”고 회고했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허만복 씨(72)도 “유신정권의 서슬이 퍼런 때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서 정권의 실상을 알았다”며 “친구들과 모이면 ‘우리가 동아일보를 더 열심히 봐야 동아일보가 광고 없이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술회했다.
경기 양평에 사는 최신영 씨는 “전원주택으로 이사 와서 어떤 신문을 볼까 망설였는데, 대학에 다닐 때 동아리에서 백지광고를 냈던 때가 떠올라 동아일보를 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공정한 보도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2일자에 소개된 박봉숙 씨(79)는 “매일 텅 비어 있는 광고란을 대할 때마다 울분이 치밀어 올라 남편 몰래 박봉을 쪼개 작은 성금을 보냈다”고 했다. 경기 수원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석창인 박사(2017년 12월 18일자 소개)는 “공무원이셨던 부모님은 동아일보를 정기 구독하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에도 구독을 끊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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