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열리는 안지예 작가의 개인전 ‘Reflect ; The other’는 살짝 착시현상이 들 수도 있다. 건물로 들어섰는데 건물 바깥 풍경이 펼쳐진다고나 할까.
첫 개인전을 가지는 안 작가의 작품은 일관성을 지녔다. 직장인이 한숨 돌리며 내다봤던 창문의 경치, 아니면 도심에서 하늘을 보려다 건물 외벽만 눈에 가득 찬 순간과 닮았다. 실제로 요즘 현대인이 살아가는 도시의 최신 빌딩은 통유리로 둘러싸여 있지 않나. 거기에 일그러지고 부유하듯 비치는 표상들을 작가는 세심하게 잡아냈다.
물론 빌딩에 비치는 건 대부분 또 다른 ‘무생물’ 빌딩이다. 그런데 작가는 흥미롭게도 ‘Big man’ ‘Friends’ ‘Mr. Hide’ 등 대부분 작품에 인간을 일컫는 제목을 달았다. 이 작품들의 주인공은 캔버스에 담긴 무언가가 아니라 어쩌면 그걸 바라보고 있는 관객들일지도.
김정윤 큐레이터는 “작품 속 건물은 작가에게 있어 인간관계에서 경험한 타자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대변해줄 수 있는 매개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flect…’ 전은 서울 종로구 갤러리도스가 올해 상반기 마련한 릴레이전시 ‘실상과 허상’ 가운데 하나. 안 작가를 포함해 젠박 김성중 이수원 김기섭 서윤아 등 6명의 작가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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