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드라마도 리얼리티도 아닌 바로 BBC 자연 다큐멘터리 ‘블루 플래닛 2’이다. ‘블루 플래닛’은 자연 다큐의 대가 데이비드 아텐보로 경이 2001년 선보인 해양 다큐. 발전된 기술로 더 깊은 바다 속 다양한 생명을 고화질 영상에 담은 다큐의 첫 에피소드 ‘하나의 대양’(One Ocean)는 1400여만 명, 영국 인구의 20%를 화면 앞으로 이끌었다.
영국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총 8회 방영된 ‘블루 플래닛 2’가 최근 미국 캐나다 중국 등에서도 방영을 시작해 호평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달 20일 첫 방송을 했고 300여만 명이 시청했다. 한국에서도 KBS1에서 5회까지 방영을 마쳤다.
‘블루 플래닛 2’는 첫 장면을 바닷물에 비친 태양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어지는 진행자 아텐보로 경의 멘트. “끝이 없어 보이는 대양은 감탄을 자아내지요. 때로는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교육이나 호기심 충족을 넘어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보여주겠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파란 하늘과 푸른 대양이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장면은 추상화를, 먹잇감을 교란시키기 위해 색소를 뿜어내는 갑오징어는 사이키델릭 아트를 연상케 한다. 괴상한 해양 생물체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생존 방식들은 겸허한 마음마저 들게 만든다.
블루 플래닛팀은 4년의 제작 기간 동안 39개국의 125곳을 방문해 거의 모든 대륙의 대양을 촬영했다고 한다. 수중 촬영 시간만 600시간에 달한다.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치머가 음악 감독을 맡아 감동을 더한다.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운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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