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다룬 책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 명 규모로 확대되면서 독자층도 넓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농협경제연구소는 2015년 우리나라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1조8000억 원에 이르고, 2020년에는 6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도 지난해 전체 가구의 28.1%(약 593만 가구)에 달했다.
콘텐츠 기근에 시달리던 출판계는 급격히 커지는 반려동물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의 반려동물 책은 취미·실용서나 에세이·사진집이 대다수였지만 최근에는 반려동물과 인간의 유대감을 분석하거나 반려동물의 행동 습성과 생물학적 특성을 연구한 책이 많다. 인문과학분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고양이와 인간이 공존하게 된 과정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거실의 사자’(마티), 고양이의 뇌와 마음을 과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캣센스’(글항아리)가 대표적이다. 고양이를 주제로 한 자기계발서를 표방한 ‘고양이처럼 행-복’(문학동네)처럼 고양이에게서 배울 수 있는 특유의 습관이나 태도를 엮은 책도 증가했다. 판매량도 상승세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 관련 도서 판매량은 3만7246권으로 전년보다 약 33% 증가했다.
고양이와 관련된 책이 늘어나는 이유는 강아지에 비해 고양이는 손이 덜 가고 작은 공간에서도 키울 수 있어 도시 생활자, 특히 1인 가구에 적합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젊은층에서는 귀여운 고양이 사진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게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마티의 정희경 대표는 “SNS를 중심으로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점이 고양이 책 출간을 결정할 때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됐다”고 말했다. ‘거실의 사자’는 지난달 23일 출간된 지 이틀 만에 트위터에서 6만 뷰를 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고양이 관련 상품들의 신장세가 가파르다. G마켓의 지난해 고양이 관련 용품 매출은 3년 전보다 71%나 늘었다. 강아지 관련 상품은 같은 기간 매출이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김도훈 예스24 문학담당 MD는 “취미 인문 문학 등 전 분야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된 책의 종류는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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