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하고 화려한 신라 왕실사찰의 면모를 보여주는 유적과 유물 1000여 점이 경북 경주 황복사(皇福寺) 터에서 무더기로 발견됐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경주 낭산 일원(사적 제163호)에서 발굴 조사를 진행 중인 성림문화재연구원은 “지난해 8월부터 낭산 일원 4670m²를 조사한 결과, 크고 정교한 돌로 조성한 건물지와 십이지신상 기단의 건물지 등을 비롯해 유물 1000여 점을 찾아냈다”고 31일 밝혔다.
황복사는 ‘삼국유사’에서 654년 의상대사가 29세에 출가한 절이라고 기록돼 있다. 1942년 황복사지 삼층석탑(국보 제37호)을 해체했을 때 나온 금동사리함 뚜껑에서 ‘죽은 왕의 신위를 모신 종묘의 신성한 영령을 위해 세운 선원가람’이란 뜻의 ‘종묘성령선원가람(宗廟聖靈禪院伽藍)’이라는 글자가 나와 왕실사찰로 추정됐다.
이번 조사 결과 회랑(지붕이 있는 긴 복도) 터, 도로, 연못 등 황복사의 건물 배치를 알려주는 대규모 유구(遺構·건물의 자취)가 확인됐다. 출토된 유물 1000여 점 중에는 금동입불상과 보살입상, 신장상(神將像·부처를 수호하는 신장을 새긴 조각상)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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