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선명탐정3’ 오달수
낯 많이 가리고 조용해 다들 놀라… 1000만 요정? 농담으로 받아들여
냉정하게 작품 살펴 느낌오면 선택… 관객에 새 세상 선물, 그게 내 역할
“‘1000만 요정’이란 말요? 에이, 그냥 농담으로 받아들입니다.”
단정하게 빗어 넘긴 머리카락, 조근조근한 목소리. 출연하는 영화마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1000만 요정’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배우 오달수(50)는 극 중 모습과 실제 성격이 딴판인 배우 중 한 명이다. 실제로는 수줍음이 많고 조용하지만, 영화에선 주로 능청스럽고 코믹한 캐릭터를 맡아 극의 분위기를 띄운다.
성공한 한국형 시리즈물로 평가받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8일 개봉)로 돌아온 그를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낯가리고 조용한 편이라 다들 처음엔 의외라는 반응”이라면서 “직업의식으로 연기하는 것뿐”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촬영에만 들어가면 돌변하는 그답게 새 영화에서 서커스 장면까지 소화해가며 몸을 사리지 않는 슬랩스틱 코미디를 선보인다. 그는 “솔직히 웬만한 장면은 대역을 썼는데도 ‘헥헥’대면서 찍었다”며 “70, 80세까지 연기하려면 체력관리 좀 해야겠다 싶었다”고 했다.
평소 코믹한 즉석 연기로 영화에 감칠맛을 더하기로 유명하지만 여전히 코미디 연기는 어렵다는 게 그의 말이다.
“코미디 연기에도 여러 방법이 있거든요. 이번엔 만화 같은 면을 부각해 관객에게 웃음을 주고자 했습니다. 그게 과하면 못 봐주는 거고, 안 하자니 또 밋밋하고. 그 선을 아슬아슬 넘나드는 거죠. 저도 아직 어렵습니다.”
그는 지난해 최대 화제작이었던 ‘1987’ ‘신과 함께―죄와 벌’에도 잇달아 출연하면서 명실상부한 흥행 보증수표로 입지를 다졌다. ‘될 만한’ 작품을 선택하는 특별한 비결이 있는지 물었다.
“어쩌면 관객보다도 더 냉정하게 작품을 살펴요. 감독, 동료 배우, 시나리오…. 전 시나리오를 푹 빠져 읽었다는 사람들 보면 신기하던데요? 내가 할지도 모르는 건데 빠지긴 뭘 빠져요. 그럴수록 한발 떨어져서 냉정히 봐야지.(웃음) 이렇게 읽는데도 제게 감동이 느껴지면, 그때 합니다.”
연기 못잖게 출연작의 흥행 성적을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도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이다.
“영화가 개봉하면 매일 아침 관객 수부터 확인합니다. 동시에 개봉한 다른 영화 성적도 살펴보고요. 연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들어놓은 작품에 대한 관객 반응을 살피는 것도 배우에게 중요한 일이라고 보거든요.”
그는 이번 영화에선 명탐정 김민(김명민)의 파트너 서필 역으로, 올해 개봉 예정인 차기작 ‘이웃사촌’에선 가택에 연금된 야당 총재 역할을 소화한다. “영화에선 뭐든 될 수 있다는 건 배우만의 특권”이라던 그는 “노인이 돼서도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를 안 했으면 대체 뭐 하고 살았을까 생각해요. 종종 흥행 수치로 제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관객들에게 가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선물하는 것, 그게 제 역할이자 배우로서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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