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봄여름 시즌을 맞아 ‘플라워 패턴’이 런웨이를 수놓았다. 돌체앤가바나는 몸에 딱 맞는 드레스에 풍성한 꽃을 프린팅해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한 패션을 선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계절이 변하는 것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것은 단연 패션계다. 현실에서는 아직 찬 기운이 다 가시지 않아 옷깃을 한껏 여미고 다니지만, 늘 한발 앞선 런웨이에는 이미 꽃이 만발했다. 봄여름(SS) 시즌이 되면 런웨이를 수놓는 ‘플라워 패턴’이 2018년 더 화사하고 또 대담해졌다. 점점 짧아져 가는 봄을 조금이라도 더 만끽하기 위해 올 봄꽃을 직접 입어보는 것은 어떨까. 》
○ 꽃이라고 여리지만은 않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레이디스는 리넨코튼 등 가벼운 소재에 잔잔하고 사랑스러운 꽃을 프린팅해 우아한 매력을 선보였다(왼쪽 첫
번째, 두 번째). 반면 마르니(세 번째)와 사카이(네 번째)는 강렬한 플라워 패턴으로 화려한 개성을 표현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플라워 패턴이라고 하면 흔히들 ‘여리여리’한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올 시즌 꽃들은 고정관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돌체앤가바나는 이번 컬렉션에서 플라워 프린트와 다채로운 패턴을 조합해 화려하고 개성 있는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 몸매의 곡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드레스와 블라우스, 레깅스 위에 노랑, 분홍, 빨강 등 다양한 꽃 모양을 표현했다. 마치 정원에서 방금 꺾어온 듯 생생하고 정교하다.
마르니는 꽃을 이용한 독특한 디자인을 한데 합쳐 오묘한 플라워 패턴을 구현했다. 베스트에 큼지막하고 화사한 하늘색 꽃을 잎 모양까지 세세하게 표현했다. 봄 리조트 컬렉션에서 선보인 블랙 롱 원피스 위에는 파스텔톤 꽃이 우아하게 내려앉았다.
사카이는 발목까지 길게 내려오는 민소매 플리츠 원피스 위에 전체적으로 화이트, 레드, 그린 등 다채로운 색상의 크고 작은 꽃을 피워냈다. 짙은 파란색 바탕과 대비되도록 레드, 옐로, 그린, 화이트 색상의 플라워 프린트를 전체적으로 디자인해 강렬하고 힘 있는 블라우스를 완성했다. 특히 시폰 스타일 블라우스에 지퍼를 달아 캐주얼함과 우아함, 대비되는 매력을 동시에 잡아냈다.
프로엔자 스쿨러는 이번 시즌 옷감의 색상과 대비되는 한 가지 톤으로만 표현한 플라워 패턴으로 단순하고 강렬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표현했다. 화이트 재킷에 블랙 플라워를 전체적으로 프린트하거나 블랙 바탕의 코트에 레드 플라워를 디자인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 우아하게 만개한 클래식 꽃무늬
‘클래식’이 최고의 가치라고 말하는 이들은 “꽃무늬라면 단연 하늘하늘하고 잔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플라워 패턴도 다양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KUHO)는 올 SS 시즌 콘셉트를 ‘산책’으로 정하고 봄날 정원의 느낌을 형상화한 플라워 프린트 상품들을 선보였다. 스모킹 자수 디테일을 더한 드레스, 잔잔한 주름 디자인으로 날씬해 보이는 효과를 주는 스커트, 플로럴 자수 패치로 포인트를 준 티셔츠 등은 우아한 매력을 한껏 살렸다.
빈폴레이디스는 플라워 프린트와 나뭇잎, 기하학 패턴 등을 활용해 A라인, 셔츠형, 맥시 등 다양한 스타일의 드레스뿐 아니라 셔츠, 블라우스 등의 상품도 내놨다. 코튼아사, 폴리, 시어서커, 레이온, 리넨코튼 등 가볍고 청량한 소재를 사용하는 등 실용성을 높였다. 특히 A라인 드레스에 스트링을 활용하고, 목 부분에 셔링 디테일을 넣거나 오프 숄더로 디자인하는 등 사랑스러운 실루엣을 강조했다.
르베이지는 봄을 알리는 ‘플라워 블룸(Flower Bloom)’을 주제로 다양한 꽃을 머금은 드레스, 블라우스, 팬츠, 액세서리 등의 상품을 선보였다. 프린트와 자수, 스캘럽(Scallop)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잔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블라우스의 소매에는 잔잔한 셔링으로 볼륨을 주는 한편 소매의 러플 디자인으로 꿈꾸는 듯한 느낌을 더했다. 울·실크·폴리 혼방의 자수 디테일 블라우스는 A라인의 실루엣에 목 부분에 니트를 덧대 부드럽고 편안하게 마무리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르베이지는 의류는 물론 플라워를 모티브로 한 브로치, 목걸이, 귀걸이, 캔버스 토트백, 스카프 등 액세서리도 내놔 플라워 패턴을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게 했다.
김현정 구호 디자인실장은 “봄 시즌 패션은 꽃을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올봄에도 꽃을 모티프로 한 자수, 레이스, 프린팅을 적용한 다양한 제품이 트렌드 컬러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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