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않아도 백 74로 끊으면 어떻게 두나 했는데 알파고 제로가 흑 75로 쉽게 답을 보여준다. 아마추어는 착각하기 쉬운 대목이다.
좌변은 흑이 모두 차지했고 중앙에는 흰 눈처럼 백 세력이 쌓였다. 알파고 리는 우선 백 78로 상변을 지켰다. 흑은 백 세력에 현혹되지 않는다. 세력이 웅장하다고 참고 1도 흑 1로 성급히 삭감하려 하면 백 2로 막는 것이 너무 아프다. 흑 3, 5로 받는 정도인데, 이 교환만으로도 흑이 당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백 84가 대담한 착상. 과거 ‘우주류’라고 불렸던 다케미야 마사키 9단이 이런 식으로 뒀다. 여기서 참고 2도 흑 1로 받는 것은 느슨하다. 백 2, 4로 중앙을 자물쇠로 걸어 잠그면 중앙에 어마어마한 백 집이 생긴다. 중앙 집은 좀처럼 내기 어렵지만 한 번 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특성이 있다.
흑 85는 알파고의 특성이 잘 드러난 수. 상대 진영에서 이런 강수를 던지며 타개하는 것에 능하다. 백 92까지 흑이 중앙 백 진에 갇혔는데 어떻게 타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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