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년 동안 잠들어 있던 오페라가 세상의 빛을 봅니다. 영국 음악학자 칸디다 만티가 씨는 최근 “가에타노 도니체티(1797∼1848·사진)의 오페라 ‘니시다의 천사’ 악보 대부분을 파리 국립도서관에서 찾았으며, 빠진 부분까지 찾아내 원형을 복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오페라는 올해 7월 18일 영국 런던의 코번트가든 로열 오페라에서 세계 초연될 예정입니다.
‘니시다의 천사’는 이미 그 존재가 알려져 있던 작품입니다. 도니체티는 1835년 이 작품을 프랑스 파리의 르네상스 극장에서 초연할 예정이었지만 흥행사가 파산해버리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후 이 곡의 악보가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고, 사람들은 도니체티가 5년 뒤 발표한 오페라 ‘라 파보리트’(애첩이라는 뜻. 이탈리아어로는 ‘라 파보리타’)에 이미 작곡해 둔 ‘니시다의 천사’ 대부분을 녹여 넣었을 것으로 짐작했습니다. 두 오페라 모두 권력자의 애첩을 사랑하는 남자의 고통을 다루는 비슷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니시다의 천사’를 지휘할 마크 엘더 경은 “‘니시다의 천사’ 악보 중 절반 이상은 처음 들어보는 것이다. 이 곡은 도니체티 작품 중에서도 최고의 것이며, 매우 아름답다”고 말했습니다.
잠들어 있던 명곡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일은 음악사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슈베르트의 교향곡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교향곡 8번 ‘미완성’과 9번 ‘더 그레이트’는 각각 슈베르트가 죽은 뒤 37년, 10년이 지나 악보가 발견됐습니다. 발견된 것은 ‘더 그레이트’가 이르지만, 작곡 순서에 따라 각각 8번과 9번으로 불립니다. ‘더 그레이트’의 악보를 발견한 사람은 바로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이었습니다. 이 슈만의 작품도 훗날 발견된 곡이 있습니다.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그가 죽고 난 뒤 81년 만인 1937년 발견됐다는 얘기를 이 코너에서 전한 적이 있습니다.
2000년대에도 비발디의 플루트 협주곡이나 엘가의 가곡 등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종종 신문 제목을 장식하지만 도니체티의 오페라 같은 대곡의 발견 소식은 드문 일입니다. 앞으로 이 작품이 전 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사랑받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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