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 성추행 의혹’ 박재동 화백, 과거 그린 ‘직장 내 성희롱’ 만평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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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2월 27일 12시 32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유명 시사만화가인 박재동 화백(66)이 후배 작가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박 화백이 과거 직장 내 성희롱 실태를 꼬집는 내용으로 그린 만평이 주목받고 있다.

박 화백은 지난 1992년 7월 그림이야기 ‘꽃이라나요’라는 제목의 만평에서 신입 여사원을 성희롱하는 직장 동료와 상사들의 모습을 풍자했다.

남자 직원들은 얼굴이 꽃으로 표현된 신입사원 ‘미스 김’을 상대로 “갓 물오르는 버드나무 같다” “싱싱해! 먹음직스러워” “사회생활 하려면 그 정도는 수완 좋게 넘어가야지. 너만 손해 아니니?” 등의 성희롱적 발언을 서슴지 않는 모습이다.

이후 남자 부장이 저녁식사를 하자며 ‘미스 김’을 불러내 억지로 술을 먹인 뒤 고백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다음 장면에서 ‘미스 김’의 얼굴로 묘사된 꽃송이가 바닥에 떨어지고, 남자 직원들은 ‘미스 김’ 자리에 새로 온 ‘미스 박’에게 관심을 보인다. ‘미스 박’ 역시 얼굴이 꽃으로 표현돼 있다.

해당 만평은 현직 웹툰 작가인 이태경 씨가 “2011년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러 갔다가 성추행을 당했다. 박 화백의 손이 치마 속으로 들어와 허벅지를 만졌고 성희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폭로하면서 재조명받았다.

특히 박 화백이 지난해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중 수업시간에 여자를 꽃과 과일에 비유하며 “상큼하고 먹음직스럽고 그 안에 있는 씨를 얻을 수 있다” 등 성희롱 발언을 해 공개 사과를 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은 더욱 들끓고 있다. 직장 내 성희롱 실태를 비판하기 위해 그린 만평 속 성희롱 가해자들의 발언이 과거 박 화백이 했다는 발언과 유사하다는 것.

누리꾼들은 “만화 자체는 현실을 풍자한 거니 문제되지 않는데. 웃긴 건 자기 자신을 풍자한 게 됐다는 거(bara****)”, “경험담이었어? 얼굴 두께 놀랍다(baej****)”, “셀프디스 한 거네(ehdw****)”, “풍자이긴 한데 꽃이 길거리에 쓰레기랑 같이 나뒹구는 거 좀 거북하다. 풍자가 아니라 본인의 삶인 듯(shei****)”, “경험에서 우러나온 만평이었어? 혐오스럽고 추악하다(nano****)”라고 비판했다.

한편 박 화백은 이태경 작가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기억이 없다”며 “그 때 다 친하게 지내고, 격의 없이 다 이야기 했기 때문에 무엇을 얘기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밝힌 상태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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