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독자만 모십니다” 팔걷은 출판사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일 03시 00분


자사 책만 다루는 북카페 열고 낭독회 강연 등 동네 사랑방 역할
책 기획 의도-출간 경위까지 설명

사계절출판사가 운영하는 북카페 ‘에무’. 다른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출판사가 직접 독자와 만나 책을 알리는 공간이다. 에무 제공
사계절출판사가 운영하는 북카페 ‘에무’. 다른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출판사가 직접 독자와 만나 책을 알리는 공간이다. 에무 제공
서울 종로구 경희궁1가길에 새로 생긴 작은 북카페 ‘에무’. 북 마스터가 상주하면서 책을 추천해 주고 간단한 다과도 함께 판매하는 이곳은 요즘 유행하는 작은 동네서점이나 북카페와 흡사해 보인다. 책을 보며 차 한잔하는 ‘작은 호사’가 가능한 곳이다.

하지만 판매 중인 책들이 모두 한 출판사에서 출간된 것들이란 점에서 일반적인 동네서점과는 다르다. 스티커가 붙어있는 반품 책 외에는 결제를 해야만 자리로 들고 와 읽을 수 있다. 사계절출판사가 온·오프라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출판사 자체의 홍보력을 갖추기 위해 문을 연 공간이기 때문이다.

아담한 공간이지만 출판사의 참신한 기획과 진열이 돋보인다. 서점으로 탈바꿈하기 전 식당이었던 원래 공간의 특성을 살린 ‘책으로 요리하는 주방’, 시크릿 북 코너인 ‘꿈꾸는 책들의 비밀’도 만들었다. 작가들의 낭독회와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상시적으로 운영해 동네 사랑방이자 인근 직장인들의 문화공간 역할도 함께 하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강맑실 사계절출판사 대표는 “출간되는 책의 종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대형서점 등 기존 판매 공간에서는 우리 책을 충분히 알리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홍보 루트를 개발하기 위해 독자들을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필요성이 내부적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출판사가 자체 브랜드의 힘을 키우고 충성 독자와 마니아를 늘리기 위한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충성 독자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출판사들의 다양한 시도는 최근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마음산책은 최근 ‘마음산책 북클럽’을 시작했다. 저자를 초대해 독자들과 만난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저자 초청 행사와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이곳은 출판사의 편집자, 마케팅 담당자나 디자이너 등 책을 만든 이들도 함께 참여해 출판사가 어떻게 책을 기획하고 출간하게 됐는지를 나눈다. 저자와 책뿐만 아니라, 출판사라는 브랜드로 독자들을 만나려는 시도의 일환인 셈이다.

민음사도 2011년부터 진행해온 ‘민음북클럽’을 다음 달경 새롭게 단장할 예정이다. 이 출판사는 지난해부터 회원용 여권을 나눠주고 낭독회, 출간행사 등에 참여할 때마다 스탬프를 찍어줘 호응을 얻었다. 스탬프 모으는 재미에 독자들이 행사 때마다 200∼300명이 순식간에 몰려들며 마감됐다. 이시윤 민음사 홍보팀장은 “브랜드 마케팅 차원에서 특정 출판사에 애착과 유대감을 느끼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독자들이 늘어나는 건 중요한 일”이라며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보다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려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북카페#북카페 에무#민음북클럽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