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전집으로 되짚는 김수영의 ‘풀’… 소설로 만나는 기형도의 젊은 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일 03시 00분


김수영 시인
김수영 시인
올해 50주기를 맞은 김수영 시인(1921∼1968)의 전집이 재출간됐다. 29세에 세상을 떠난 기형도 시인(1960∼1989)의 29주기(3월 7일)를 앞두고 그의 삶을 사실적으로 쓴 소설 ‘기형도를 잃고 나는 쓰네’도 나왔다.

두 권으로 구성된 ‘김수영 전집’(민음사)은 김수영 연구 권위자인 이영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학장이 엮었다. ‘음악’, ‘태백산맥’ 등 2003년 개정판 이후 발굴한 시 4편을 비롯해 미발표 시 3편, 작품 세계의 태동기를 보여주는 미완성 초고 시 15편이 새로 수록됐다. 산문 22편과 일기 21편, 편지 1편도 추가됐다.

1981년 초판이 나온 김수영 전집은 시 부문은 5만 권, 산문 부문은 3만 권 넘게 판매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이 교수는 “김수영은 참여시인이 분명하지만 당대 정치 상황뿐 아니라 문화 전체를 문제 삼았으며 종교적인 측면도 작품에 담았다. ‘풀’은 세상에서 풀로 살아가는 이들의 몸짓을 영성적으로 바라본 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시인의 대표 시를 ‘꽃잎’으로 꼽았다. 그는 “격렬하고 투쟁적이면서도 종교적 의미까지 담은 시로, 참여시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지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의 압력이나 검열을 일절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시인의 높은 기개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이번에 많이 발굴됐다”고 평가했다.

기형도 시인
기형도 시인
‘기형도를…’(휴먼앤북스)은 시인의 대학 친구인 김태연 소설가가 서로 주고받은 편지와 여러 기록을 토대로 시인의 삶을 복원한 작품이다. 저자는 연세대 문학 동아리인 ‘연세문학회’에서 1학년 때 시인을 만났다. 남유럽 소년을 연상시키는 외모, 다정다감한 성격에 철학에 심취했고 하이네 시에 슈만이 곡을 붙인 가곡 ‘2인의 척탄병’을 기가 막히게 부르던 시인의 푸른 청춘을 생생하게 그렸다. 20대에 고혈압을 앓았고 스스로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 여겼던 시인의 아픔과 절망도 담았다. 시인은 동성애자가 아니었다고 한다. 김 소설가는 “몇몇 소설적 장치 외에 대부분의 에피소드는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김수영#기형도#김수영 전집#기형도를 잃고 나는 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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