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알파고의 기보를 많이 봐온 바둑 팬이라면 우상 귀 정석에서 참고 1도 백 1로 내려서는 수를 많이 봤을 것이다. 백으로선 참고 1도 흑 2가 부담스럽다. 흑 2가 놓이면 우상부터 시작해 우변 하변 좌하까지 이르는 거대한 흑 세력이 확 피어나는 느낌이다.
그런 의미에서 백 32는 반상의 흐름에 적절히 대처한 수.
흑 33에 대해 백 34처럼 중앙으로 뛰는 수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한가롭게 귀에서 응수하면 아까 백 32의 뜻을 살리지 못한다. 참고 2도를 보자. 백 1로 받으면 흑 2를 선수하고 흑 4로 젖힌 뒤 12까지 계속 밀어붙인다. 흑 세력이 백의 상변 진영에 비해 폭이 넓을 뿐 아니라 깊이도 압도하는 형국이다.
흑 39까지 우상귀 정석이 끝났다. 흑은 귀의 실리를, 백은 중앙 진출을 각각 얻었다. 알파고 제로가 알파고 리와 둘 때는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바둑은 아직 팽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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