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순신의 7년’ 완간한 정찬주
10년간 현장 뛰며 철저하게 고증, 영웅 아닌 인간 충무공 조명
군체계-민초 활약상 자세히 묘사
영웅이 아니라 ‘인간 이순신’을 조명한 7권짜리 대하역사소설 ‘이순신의 7년’(작가정신)이 완간됐다. 정찬주 소설가(65·사진)가 이순신(1545∼1598)이 전라 좌수사로 1591년 부임한 후 노량해전에서 눈을 감기까지의 삶을 새롭게 그린 작품이다.
정 씨는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어머니상이 신사임당이라면 이순신 장군은 대표적인 아버지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설 속 이순신은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고 백성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한다. 어머니를 모시지 못하는 변방의 장수로서 회한에 잠기고 뛰어난 전략과 용맹함을 지녔지만 때때로 불안과 두려움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순신 장군은 부하들과 허심탄회하게 막걸리를 마시고, 아주 낮은 계급의 부하가 상을 당해도 직접 문상을 갔어요. 당시 벼슬아치들은 사투리를 쓰지 않았지만 이순신 장군은 유년기를 보낸 충남 아산의 사투리를 썼습니다. 백성과 함께하려는 마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정 씨는 10년간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고 역사서뿐 아니라 문중 족보까지 확인하는 등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작품을 썼다. 조정 대신들의 당파 싸움과 명나라와의 역학관계는 물론 당시 군 체계, 화살의 종류와 쓰임새, 거북선 건조 과정을 비롯해 의식주 문화도 세밀하게 묘사했다.
그는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몸을 사리지 않은 백성들도 주목했다. 선비와 의병, 승려, 이름 없는 민초들의 자취를 하나하나 발굴해 이들의 활약상을 써 내려갔다.
“군사력의 절대적인 열세에도 조선 수군의 승리로 막을 내린 임진왜란은 열강들의 다툼에서 자유롭지 못한 오늘날,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당시 백성들의 충의는 넘쳤지만 이를 담아낼 임금이 없었다는 점도 깊이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