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서로 이기려고 하지 않는 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2일 03시 00분


○ 알파고 제로 ● 알파고 제로
1국 12보(182∼215)

백 82로 패가 시작됐지만 하변 흑은 양패로 살아 있다. 다만 백은 흑이 99 자리의 패, 즉 공배를 이어 살아가라는 뜻에서 패가 시작한 것이다. 흑이 살아가는 동안 하변에서 이득을 보겠다는 게 백의 속셈이다.

그런데 흑백 모두 마치 단패가 난 것처럼 치열하게 패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보유한 팻감을 대부분 소비하며 상대방에게 굴복을 강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백 92의 팻감에 흑은 참고도 흑 1로 패를 해소해도 중앙 흑은 잡히지 않는다. 흑 11까지 간단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 14로 두는 것이 선수다. 흑으로선 패를 이긴 이득보다 손해가 더 크다. 그래서 패와 관계없이 흑 93으로 최선의 응수를 한 것.

백 96은 이해가 가지 않는 수. 흑 ○의 곳에 이은 뒤 99 자리의 패를 해야 팻감 면에서 이득이다. 백 100은 팻감이라기보다는 반상 최대의 곳. 하변 패는 서로 굳이 이기려고 하지 않는다. 흑은 111로 하변 흑을 순순히 포기하는 대신 115로 백 한 점을 잡으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흑이 약간 우세한 가운데 끝내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85·91·106=○, 105=○, 88·94=82, 104·110=○, 107=99, 112=99.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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