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우리의 선조는 겨울이 되면 동굴과 움막에 몸을 숨겼다. 얼어붙은 땅과 강을 원망하며 영겁 같은 혹한을 버텼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겨울이 지나가면 동굴과 움막에서 들로 뛰쳐나와 ‘생존’을 자축했다. 올해 겨울도 살아남았음을 온몸으로 기뻐했다.
봄의 들로 나온 인간을 반겼던 건, 갓 녹은 땅에서 솟은 연초록, 아지랑이를 파도 삼아 미끄러지며 노는 나비의 노랑, 한껏 맑아진 하늘의 파랑이었다. 언덕 곳곳을 수놓은 봄꽃의 분홍과 풍성한 태양의 빨강이었다. 겨울을 살아낸 인간의 눈으로 봄의 색이 흠뻑 물들었다.
이제 대부분의 인간은 겨울에 생존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DNA에 각인된 봄의 환희는 그대로여서일까. 우리는 여전히 봄이 되면 초록과 노랑, 파랑 등 봄의 색을 찾는다. 봄을 목에 두르고, 봄을 입고, 봄을 신는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우중충한 색의 롱 패딩은 옷장 속에 고이 넣어둔 채 봄의 자연이 물든 아이템을 찾아 나선다. 올봄을 다채롭게 만들어줄 비비드 컬러 아이템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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