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번째 정규음반 발매 정경화 “레전드요? 점점 더 어려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7일 15시 10분


정경화는 “맏아들이 장가를 갔는데 아직 손주를 안겨주지 않았다. 손녀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포레의 ‘자장가’를 이번 음반에 담았다”고 했다.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정경화는 “맏아들이 장가를 갔는데 아직 손주를 안겨주지 않았다. 손녀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포레의 ‘자장가’를 이번 음반에 담았다”고 했다.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솔직히 ‘레전드’란 얘기를 들으면 어쩔 줄 모르겠어요. 음악은 여전히 힘들어요. 아니, 점점 더 어렵습니다.”

27일 서울 종로구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정경화(70)의 ‘아름다운 저녁(Beau Soir)’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는 숫자 ‘70’ 장식물이 꽂힌 케이크의 등장으로 시작했다.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난 정경화는 25일 칠순을 맞았다. 33번째 정규앨범을 소개하는 자리였건만 ‘바이올린의 거장’은 긴 세월 그가 걸어온 길을 반추하는 듯했다.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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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켜온 그는 “30대에 두 아들을 낳으면서 음악행보에 제약에 생겼지만 음반작업은 꾸준히 했다”며 “매번 혼을 다하다보니 어느새 33번째다. 음반은 녹음할 때마다 새롭고 힘들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저녁’은 프랑크, 드뷔시, 포레 등 프랑스 대표 작곡가의 작품으로만 구성했다. 7년 간 정경화와 음악적으로 동고동락해온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와 함께 했다. 프랑스 작곡가 곡으로 완성한 음반은 이번이 세 번째. 정경화는 “포레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은 처음으로 녹음했다. 어릴 때부터 접근하기 어려웠던 곡인데 케빈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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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앨범에는 특별히 엘가의 ‘사랑의 인사’가 실렸다. 1987년 발매한 앨범 ‘콘 아모레’에 수록해 국내에서 사랑받았던 곡을 32년 만에 다시 녹음한 것. 그는 “모든 연주에는 연주자의 감정과 상황이 그대로 녹아있다”며 “30대와 70대의 정경화가 들려주는 ‘사랑의 인사’가 어떤지 비교해보시라”고 제안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과거의 연주는 정열적이고 이번 연주는 안정적이고 편하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음악은 위로예요. 위로를 잘 하려면 오로지 듣는 귀, 즉 관중만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관중을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관중을 위로하기 위해 1만% 최선을 다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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