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200만 년 전 만든 돌칼, 인류 최초의 창의적 작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7일 03시 00분


◇크리에이티브/아구스틴 푸엔테스 지음/박혜원 옮김/488쪽·1만8500원·추수밭

요리사는 음식을 만들면서 손님의 입맛을 사로잡는 방법을 고민한다. 예술가는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작품을 만들려고 심혈을 기울인다. 이런 모든 노력을 가능하게 하는 인간만의 고유한 특성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바로 창의성이다.

저자가 말하는 창의성은 한 명의 천재나 독창적 사업가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뜻하지 않는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인간들이 고도로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상상을 실현하는 ‘집단적 능력’을 의미한다.

이 책은 ‘증보판 진화론적 종합이론(Extended Evolutionary Synthesis·EES)’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이론은 생물학, 고고학, 유전학, 인류학, 뇌 과학 등 여러 학문을 총망라해 가장 포괄적으로 진화를 설명한다. 저자는 이 이론에 따라 자연선택, 유전체계 등에 대한 기존의 해석을 뒤엎고 “인류의 진화를 이끈 결정적 원리는 단 한 가지, 바로 창의성이다”라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류의 창의성이 빚어낸 최초의 작품은 200만 년 전의 ‘돌로 만든 칼날’이다. 우리의 조상인 호모사피엔스는 이 도구를 창조해냄으로써 생존할 수 있었고, 이어 공동체를 창조해 냈다. 창의성이 있었기에 인간은 종교와 예술, 과학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우리의 미래는 인간의 창의성을 얼마나 배가시키느냐에 달려 있다는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함께 협력하고 최고의 해결책을 창조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크리에이티브#아구스틴 푸엔데스#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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