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맺을 수 있는 사회적 관계의 최대치는 150명이다. 이를 ‘던바의 수’라고 한다.”
인류학이나 생물학 등에 관심이 많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음 직한 ‘던바의 수’ 혹은 ‘던바의 법칙’. 이 이론의 제창자가 진화심리학에 관해 풀어 쓴 책이다.
왜 하필 150명일까?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인 저자는 영장류 집단의 규모와 대뇌 신피질의 상대적 크기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본다. 신피질은 주로 의식적 사고를 담당한다. 인간의 신피질 크기로 미뤄 보면 150명이라는 숫자가 나온다는 것이다.
과감한 주장인 만큼 허점이 많을 것 같지만 던바의 수는 여러 분야에서 ‘경험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일례로 대면하는 방식으로 일하는 회사 조직은 150명 이하가 적당하고, 이보다 크면 효율을 위해 여러 개로 나누는 게 좋다는 경영 이론이 있다. 로마군이나 최신 군대의 조직, 학자 공동체, 신석기시대의 마을 규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친구 수 등에서도 던바의 수는 계속 등장한다. 해제를 쓴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심지어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하는 이들이 맺는 ‘혈맹’의 구성원 수도 얼추 150명 정도라고 했다.
던바의 수는 책에 담긴 21가지 흥미로운 주제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일부일처의 습성을 가진 동물은 무작위로 짝짓기하는 종보다 뇌가 큰데, 이유는 뭘까? 배우자의 관점을 받아들이고 서로의 행동을 조화시키는 게 그만큼 힘든 일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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