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분화 가능성, 北과 공동연구 시급”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9일 03시 00분


윤성효 부산대 화산연구센터장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 선언에 누구보다 기대가 큰 이가 있다.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사진)다. 그는 기상청이 2일 부산대에 문을 연 화산특화연구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화산특화연구센터는 백두산의 △화산 가스 △지표 변위 △온천수 온도 등의 변화를 분석해 백두산의 분화 가능성을 연구하는 곳이다.

윤 센터장은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백두산이 우리 민족의 영산이라지만 실효적 지배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보니 연구에 한계가 많다”며 “백두산의 4분의 1은 북한령이니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북한과 공동연구에 나서는 게 소망”이라고 말했다.

1992년부터 백두산 화산을 연구해온 윤 센터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백두산 전문가’다. 그는 “지금까지 백두산에 몇 번이나 다녀왔느냐고 묻는다면 ‘백두 번’이라고 답한다”며 웃었다. 1996년 중국 창춘지질학원(현 지린대) 파견교수 시절에는 아예 백두산 근처에서 4개월을 살았다고 한다.

윤 센터장은 “백두산이 활화산 상태인 만큼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두산의 화산 가스 함량에 변화가 생기거나 온천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면 화산 폭발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표의 융기도 중요한 관측 요소다.

2016년 기준으로 백두산에서 나오는 화산 가스의 성분비는 다행히 일정한 상태다. 다만 천지의 온천수 온도는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천지 칼데라 호수 주변 지형은 2002∼2009년 12.8cm나 융기했다가 다시 침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센터장은 2017년 관측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 백두산 연구에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은 어김없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 사람은 중국에서 백두산 화산 가스나 온천수 온도 측정을 일절 할 수 없다. 백두산 분화 전조 현상을 감시하거나 예측하는 장비도 설치할 수 없다. 중국 연구진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런 만큼 남북 관계 개선은 윤 센터장에게 남의 일이 아니다.

그는 “백두산이 분화하면 북한의 양강도와 함경도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며 “한국 장비를 북한 쪽 백두산에 설치해 공동연구를 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백두산#윤성효#화산특화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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