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에서 우상 백까지 살아갔기 때문에 승부가 끝났다. 그런데 이후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흑 63, 65는 수상전을 하겠다는 것. 한데 백 66과 교환돼 오히려 손해다. ‘이젠 끝’이라고 했는데 흑 67, 71이 상상을 초월하는 승부수이다. 인간계에선 ‘억지’라 부르는 것들이다.
그런데 백 알파고가 장단을 맞춰준다. 당연히 참고 1도 백 1, 3으로 둬야 아무 수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손을 빼고 좌변 수상전에 가일수를 하는 바람에 흑 75로 넘어가 우하 백이 위험해졌다. 흑 77, 79로 패가 났다. 흑이 참고 2도로 두면 백 12까지 살 수 있어 이건 백승.
아마추어 7급도 둘 수 있는 수를 알파고가 두지 않아 위험을 초래하는 것을 보면 아이러니하단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는 인간의 시각일 뿐. 실전은 인간에겐 어려운 길이지만 알파고엔 승리를 향한 더 쉬운 길일 수 있다. 이렇게 둬도 역전당하지 않는 것 역시 알파고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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