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로 뚫은 뒤 백 36, 38은 선수. 이렇게 중앙에서 모양을 대충 잡아 놓고 백 40으로 두텁게 늘어 흑에게 좌상 말의 보강을 요구한다.
흑이 참고도 1로 살면 가장 쉬운데 백도 2로 중앙을 움직여 나오는 수가 준비돼 있다. 흑 3, 5가 수상전에서 수를 줄이는 맥이지만 지금은 16까지 흑말이 위험에 빠진다. 그렇다면 흑은 다른 수를 고민해야 할 시점인데 갑자기 41로 잡혀 있는 우하 백 두 점에 대해 추가 보강을 한다.
흑 41의 의미는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이해불가. 좌상 흑을 살리는 수도, 중앙 백 넉 점을 잡고 좌변 말을 안정시키는 수도 아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려면 우변 A로 먹여치는 패를 노린 건데, 요즘 유행어대로 하자면 ‘해일 몰려오는데 조개 줍는 격’이다.
결국 42, 44로 좌상 흑이 잡혔다. 47, 49의 끝내기 이득은 좌상 흑 대마가 죽은 것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일 뿐. 흑은 뒤늦게 51로 중앙 백 넉 점을 잡았다. 결국 이 결과만 보면 흑 41은 헛수인 셈이다. 알파고의 논리는 좌상 대마를 다 죽이더라도 우변 패를 하는 게 낫다는 것일 텐데 인간의 눈으로 봐도 요원해 보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