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질 수 없는 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8일 03시 00분


○ 알파고 제로 ● 알파고 제로
5국 9보(152∼177)

흑 53으로 중앙 백 넉 점을 때려낸 것은 의미심장하다. 당장 잡지 않아도 되는 돌을 말끔하게 잡은 것은 멀리 우변 77의 곳에 패 들어갈 때를 대비해 팻감을 없앤 것. 그 대신 백은 중앙 흑 집을 삭감하며 순조롭게 끝내기를 이어가고 있다.

흑 65, 67도 ‘팻감 만들기’의 일환이다. 이렇게 둬야 팻감의 덩치가 커진다. 우변 패가 엄청난 크기이기 때문에 팻감 역시 그만큼 크지 않으면 안 된다.

흑 69의 응수타진 때 참고 1도 백 1로 반발하는 것은 흑이 우변 패를 결행하고 흑 2, 4, 6을 모두 팻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약간 손해라도 실전처럼 70으로 곱게 참아두는 것이 팻감 면에서 이득이다.

백 74로 연결하자 흑은 마침내 77로 패를 결행한다. 참고 2도 흑 1로 외곽에서부터 공격해 봐도 백 6까지 패를 내지 않고는 백을 잡을 길이 없다.

승부를 건 건곤일척의 패싸움이 드디어 시작됐다. 그러나 그간 백의 행보를 보면 이 패를 질 리가 없다는 결론인 듯한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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