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장집 박순득, 자전거포집 이순득. 한마을에 사는 이름이 같은 단짝 소녀들. 어느 날 새벽 영문도 모르고 헤어진다. 전쟁이 터지면서다. 아이들은 숨바꼭질하듯 피란을 떠난다. 강을 건너고, 산을 넘고, 폭격기를 피해 꼭꼭 숨는 놀이다. 시간이 흘러 고향으로 돌아온 자전거포집 순득이. 신나게 친구를 찾아가지만 양조장은 폭격으로 무너졌고, 아무리 헤매도 친구는 없다. 순득이가 말한다. “어디어디 숨었니? 못 찾겠다 꾀꼬리.” 숨바꼭질 놀이를 통해 그린 전쟁의 비극이 길고 아린 여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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