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말기 투병’ 최인훈 작가 누구?…“분단시대 문학 대표 작가”

사진=동아일보DB

소설 ‘광장’으로 유명한 최인훈 작가(82)가 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문학계에 따르면 최 작가는 석 달 전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에 입원해 있다. 암을 늦게 발견해 암세포가 많이 퍼진 상태로 전해졌다.

1936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최 작가는 1959년 ‘자유문학’에 단편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와 ‘라울전(傳)’을 투고, 안수길(1911~1977)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최 씨는 남북 분단 문제를 통해 1960년대 문학의 새 지평을 연 소설 ‘광장’(1960)을 비롯해 ‘회색인’(1963) ‘서유기’(1966) ‘화두’(1994) 등을 냈다. 분단 현실에 대한 진지한 문학적 탐구를 통해 한국 문학이 세계 문학의 보편성 속에 자리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

1966년 제11회 동인문학상, 1977년 한국연극영화예술상 희곡상, 1994년 제6회 이산문학상, 서울시문학상, 한국일보 희곡상, 문화훈장 대통령장, 2011년 제1회 박경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최 씨는 서울대 법대 입학 65년 만인 지난해 서울대 법대 명예졸업장을 받기도 했다. 1950년 고등학교 재학 중 6·25 전쟁이 발발하자 월남해 2년 뒤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최 씨는 6학기만 마친 상태에서 1956년 휴학계를 내지 않은 채 다음 학기를 등록하지 않았다. 분단 한국 사회의 현실이 너무나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이듬해 육군에 입대해 6년간 통역장교로 복무한 그는 결국 복학하지 못했고, 서울대는 최 씨를 자동 제적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모교 후배인 방민호 국어국문학과 교수와 대학원생 등 10여 명이 2015년부터 ‘최인훈 문학의 모든 것’을 주제로 최 씨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이들은 최 씨를 몇 차례 인터뷰하면서 “대학을 마치지 못해 함께 월남한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명예졸업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했고, 최 씨는 지난해 2월 서울대 법대를 명예졸업하게 됐다.

최 씨는 1977년부터 2001년까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강단에 서기도 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