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인물은 호주 출신 싱어송라이터 트로이 시반(23). 프레디 머큐리, 보이 조지를 언급하며 젠더 투쟁의 역사를 일별한 빌보드는 지금 세대의 대표 게이 팝스타로 시반을 내세웠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머무는 논란의 스타 시반을 최근 전화로 인터뷰했다. 시반은 2집 발표를 앞뒀다. 음반 제목은 ‘Bloom(꽃이 피다)’. 음울한 신시사이저와 전자 비트가 플래시처럼 명멸한 청춘 송가 ‘Youth’를 히트시킨 지 3년 만의 정규앨범이다.
“요즘 새롭게 꽃피는 자신을 발견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삶의 단계를 표현하고 싶었죠.”
새빨간 립스틱, 반쯤 풀어진 셔츠, 꽃무늬 드레스 차림으로 춤추는 시반의 모습…. 앨범 수록 곡 중 디지털 싱글로 먼저 발표한 ‘Bloom’과 ‘My My My’의 뮤직비디오를 채운 이미지다. 마돈나와 데이비드 보위를 연상시킨다고 평하자 시반은 “요즘만큼 자신감이 넘치고 자존감이 높았던 적이 없었다”고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시기를 즐기는,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세상과 공유하고 싶었어요.”
성소수자로서의 삶이 처음부터 당당하지는 못했다. 남다른 정체성을 가족과 친구, 전 세계 팬에게 털어놓기까지는. 시반은 2013년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기습적으로 커밍아웃 비디오를 올려 화제와 논란을 낳았다.
이번 앨범의 첫 곡 ‘Seventeen’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어린 시절, 성소수자로서 사랑과 우정을 찾아 헤맬 때의 이야기를 담은 곡이에요. 그래서 가장 먼저 들려드리고 싶었죠.”
커밍아웃 직전인 17세 때, 그는 성소수자 즉석만남 앱을 통해 성인 남성을 만났다. “그땐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뭘 해도 길을 잃은 느낌이었어요.” ‘Seventeen’에 그 설렘과 환멸의 과정을 진솔하게 담았다.
시반의 최근 남다른 행보에는 여성 팝스타들이 앞다퉈 힘이 돼 주고 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5월 자신의 공연 무대에 시반을 불러올려 컴백 소식을 알렸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신곡 ‘Dance to This’에 자기 목소리를 보탰다. “그란데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미완성곡 파일을 보내주며 협업을 제안했는데 그란데가 멜로디가 특히 맘에 든다며 단번에 수락해줬어요. 처음부터 그란데의 음성을 염두에 두고 쓴 곡이었기에 너무 기뻤죠.”
유튜브 팔로어가 630만 명인 시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과 시각 연출에 강하다는 면에서 케이팝과 통한다. “언제나 케이팝을 관심 있게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어요. 아티스트들 모두 정말 열심히 하는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시반은 배우로도 성공가도를 향한다. 9월 개봉하는 게이 성장영화 ‘보이 이레이즈드’에 출연해 니콜 키드먼, 러셀 크로, 그자비에 돌란과 호흡을 맞췄다. 뮤지컬 ‘올리버!’의 주연으로 데뷔한 시반은 ‘엑스맨 탄생: 울버린’(2009년)의 아역으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연기하면서 정말 즐거웠기 때문에 결과물(‘보이 이레이즈드’)도 정말 기대가 됩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배우로서의 삶도 이어가고 싶어요.”
2016년 경기 이천 지산밸리록페스티벌 출연이 시반의 첫 야외 음악축제 무대였다. 그래서 그에게 한국은 각별하다. “얼른 한국에 돌아가 여러분을 다시 만나고 싶어요. 다시 그 무대를 느끼고 싶어요. 우리 곧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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