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캣츠’ 안무가 질리언 린 향년 92세로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3일 1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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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웨스트엔드, 미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 뮤지컬
고양이 움직임에 발레 결합한 독특한 안무 고안해내


뮤지컬 ‘캣츠’의 안무를 통해 고양이의 몸동작을 예술의 세계로 끌어들인 영국의 발레리나 출신 안무가 질리언 린(사진)이 1일(현지 시간) 런던의 한 병원에서 폐렴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뉴욕타임스(NYT)는 “1981년 5월 11일 뉴런던극장 초연 이후 웨스트엔드 최장기 공연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캣츠의 작품성은 T S 엘리엇의 연작시에서 가져온 노래 가사와 서정적 발레 스텝에 고양이발을 결합시킨 린의 안무에 가장 큰 빚을 졌다”고 전했다. 뉴런던극장은 린의 공적을 기려 지난달 ‘질리언 린 극장’으로 명칭을 바꿨다.

린은 4년 전 언론 인터뷰에서 “고양이들이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관찰하고 몸으로 따라 움직이며 안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캣츠를 제작한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1980년대 영국에서 ‘댄스 뮤지컬’을 만드는 건 커다란 파격이었다. 린의 능력과 폭넓은 무용계 인맥 덕에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8세 때 과잉행동장애가 의심돼 병원을 찾았다가 ‘타고난 댄서’라는 의사의 권유로 예술학교에 다니게 된 린은 1944년 로열발레단의 전신인 새들러스웰스발레단에 들어가 ‘지젤’,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의 작품으로 무대에 올랐다. 1950년대부터 영화와 TV쇼에 출연하며 안무가 활동을 병행하다가 1980년 로이드 웨버를 만나 캣츠에 이어 ‘사랑의 양상들’, ‘오페라의 유령’에 참여했다. 유족은 뮤지컬배우인 남편 피터 랜드뿐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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