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 둘러싼 정체성 고민 조언
착한 엄마 콤플렉스 떨치기 등 사회적 문제 짚는 육아서 줄이어
육아에 지친 엄마들을 위로하는 책이 다양하게 출간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육아서들이 육아 관련 경험담이나 노하우를 담았다면 최근에는 엄마들의 정체성 고민이나 제도, 환경 등 육아를 둘러싼 여성들의 문제의식을 한층 심화시킨 책들이 주를 이룬다.
특히 모성을 강요하고 여성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여하는 사회에 대한 반발과 문제의식이 두드러진다.
‘오늘도 엄마인 내가 낯설지만’(강안 지음·들녘·1만3800원)은 아이 둘을 키우며 박사과정을 밟은 저자가 아이들을 제대로 양육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엄마들을 위로하기 위해 펴낸 책이다. 저자는 남들이 뭐라고 하건 ‘나는 나’라는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방식대로 아이들을 기르라고 조언한다.
‘엄마는 이제 미안하지 않아’(다부사 에이코 지음·위즈덤하우스·1만3800원) 역시 남성 중심 사회에서 강요되는 모성에 대해 비판한다. ‘엄마라면 이래야 돼’라는 착한 엄마 콤플렉스에 반기를 들고 이 시대 엄마로 사는 삶에 대한 고충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와 고민을 독서, 글쓰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극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도 있다. ‘나는 엄마다’(심소영 지음·길벗·1만5000원)는 글쓰기를 통해 육아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다져나감으로써 남들 말에 휘둘리는 육아에서 벗어나는 길을 제시한다.
정아은 소설가가 쓴 ‘엄마의 독서’(한겨레출판사·1만4000원)는 육아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책들에 대한 감상문이다. 분야를 넘나드는 독서를 바탕으로, 완벽한 엄마 역할을 강요하고 일을 하든 포기하든 죄책감을 느끼게 만드는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아냈다.
육아 책이 엄마들의 생생한 고민과 비판을 담고 문제 제기를 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은 페미니즘 열풍과도 연관이 깊다. 손민규 예스24 인문사회MD는 “남성과 똑같은 교육을 받고 커리어를 쌓다 출산 이후 경력이 끊기게 된 여성들의 고민을 반영한 현상”이라며 “육아에서의 불평등 등 사회구조적 문제에 집중한 육아서들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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