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는 피아니스트들이 가장 사랑하지만 어려워하는 곡이에요. 너무나 완벽한 음악이기 때문에 편하게 연주할 수 없거든요.”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6일 만난 피아니스트 윤홍천(36)은 모차르트의 곡을 연주하는 느낌을 가수들이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를 대하는 부담감에 비유했다. 2013년부터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녹음 음반을 해마다 발매해 유럽 클래식계에 반향을 불러일으킨 그는 이달과 11월(1, 8일)에 ‘윤홍천, 친애하는 모차르트’ 시리즈를 네 차례에 걸쳐 금호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에서 ‘함께 들으면 좋을 모차르트 소나타’를 짝지어 직접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12일 공연에는 소나타 10번, 11번, 17번과 환상곡 c단조, 14번을, 19일에는 소나타 4번, 16번, 3번, 9번, 소나타 F장조를 연주한다. 그는 클래식 선율 속에 살아 있는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제가 생각하는 모차르트는 인간적인 사람이에요. 그가 쓴 오페라를 보면 백작의 사랑을 받지 못한 외로운 사람, 앙칼진 사람, 잔인한 사람까지 여러 캐릭터가 잘 표현돼 있거든요. 이런 캐릭터들은 그의 피아노 소나타에도 들어 있답니다.”
독일 음반사 욈스에서 발매된 그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음반은 영국 클래식 전문잡지 ‘그라모폰’의 ‘에디터스 초이스’로 선정됐고 룩셈부르크의 피치카토 슈퍼소닉 어워드를 수상했다.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등 국제무대에서 주로 활동해 왔으며 2011년 독일 바이에른주 문화부 장관으로부터 ‘젊은 예술가상’을 받았다. 콩쿠르 입상 경력보다는 연주자로서 입지가 단단하다.
“대형 콩쿠르에는 보통 200명 정도 참가하는데, 장점이 많은 사람보다 단점이 없는 사람이 1등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청중이 좋아하는 사람은 개성 있어서 매력적인 사람이거든요. 돌이켜 보니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연주자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드럽고 조용한 음성을 가진 그는 평소 ‘하우스 오브 카드’와 같은 미국 드라마를 보거나 테니스, 요가, 식물 키우기 등 음악 외적인 일에도 관심이 많단다. 예상 밖의 취미에 대해 음악과 연결되는 지점이 많고, 끈기나 집중력처럼 배울 점이 있다고 했다.
“혜성같이 나타나거나 혁명적인 음악을 선보인 건 아니지만 음악에 의미를 부여해 저만의 방법으로 표현해서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그런 음악회를 열 수 있길 바랍니다.” 전석 4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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