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성동(71)의 생생한 충청도 사투리가 살아 있는 장편소설 ‘국수’(國手)가 27년 만에 완성됐다.
1991년 한 일간지에 연재되기 시작한 ‘국수’는 임오군변(1884)부터 동학농민운동(1894)까지 구한말을 배경으로 바둑, 그림, 판소리, 글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예인들이 등장해 한 시대를 풍미하는 이야기다. 바둑에 뛰어난 재능을 지난 소년 김석규와 그 집안의 노비로 태어나 도적이 되는 천만동 등 인물을 통해 쇠락해가는 조선 말기 민중들의 삶을 보여준다.
완간된 그의 소설은 본 이야기를 담은 5권과 별권 1권까지 총 6권이다. 별권인 ‘국수사전’은 소설에 사용된 풍물과 우리 옛말을 풀이해 담았다. 충남 보령 출신의 저자는 17일 열린 출간기념회에서 “양반이나 평민의 언어는 많이 남아 있지만 아전 같은 중인이나 노비들의 언어는 그 후손들이 부끄러워해서 없어져 버렸고, 남아 있던 우리말도 일본어에 오염돼 버렸다”며 “우리 것을 제대로 알아야 앞으로 다가 올 다문화시대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수’는 사라져가는 충정도 사투리의 단어들을 사용했지만 현대인에게 친숙한 동사를 사용해 방언을 현대적으로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우기 솔출판사 대표(문학평론가)는 “통일 문학을 생각할 때 국수는 우리 문학의 뿌리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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