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부터 35년 동안 남북 접경지역을 기록한 사진집 ‘분단의 현장 판문점과 DMZ’(도서출판 윤진)가 휴전협정 65주년인 27일 출간된다.
오랫동안 분단에 관심을 갖고 현장을 촬영한 다큐멘터리사진작가 김녕만 씨(69)의 사진은 남북 관계가 변곡점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더욱 상징성을 갖는다. 사진집은 1부 판문점, 2부 비무장지대(DMZ)와 서해안 북방한계선(NLL), 3부 접경지역의 삶으로 구성했다.
1부에서 1992년 남북 고위급회담 수행원으로 평양에 간 남측 장교가 빙판길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 북측 안내장교와 손을 잡는 사진은 매우 인상적이다. 판문점을 취재하는 사진기자의 카메라를 바라보는 북한경비병의 호기심 어린 손길도 재밌다. 최근 자주 언론에 모습을 미치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20년 전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연출한 박찬욱 감독도 당시 김 작가를 만나 1990년대 판문점 사진들을 참고했다고 한다.
2부에서는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DMZ에서 사람의 발길이 사라진 뒤 피어난 자연의 민낯을 볼 수 있다. 강을 건너는 고라니와 푸른 나무가 무성하게 자란 풍경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3부에선 철조망을 눈앞에 두고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과 실향민의 애틋한 모습이 분단의 현실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288쪽 분량인 책에는 사진 187점이 담겼다. 김 작가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기록한 ‘광주 그날’, 1980, 90년대 사회상과 민주화운동을 기록한 ‘격동 20년’, 1970년대부터 40년간 촬영한 사진을 모은 ‘시대의 기억’ 등을 출간했다. 김 작가는 “이번 정전협정일을 터닝 포인트로 분단 현실이 바뀌고, 지금까지 기록한 사진들이 과거의 이야기가 되길 바란다”는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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