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 처벌 당연…기업 생사는 신중 세계는 저비용항공시장 무한경쟁 외국기업 공세 맞설 국내LCC 지원
‘오너 갑질’ 논란으로 시작된 대한항공 사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특히 같은 그룹 계열사인 LCC(저비용항공사) 진에어의 면허취소 문제가 현재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인 등기임원을 금지한 항공사업법을 6년이나 어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토교통부는 면허취소를 검토하는 청문회를 30일부터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위법을 저지른 진에어 면허취소는 당연하다”는 여론이 높지만, 다른 한쪽에선 1700여명에 달하는 진에어 직원들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속 타게 지켜보는 곳이 또 있다. 바로 여행업계다. 한국여행업협회(KATA) 양무승 회장은 인터뷰를 자청, 진에어 논란을 지켜보는 여행업계의 답답한 처지를 토로했다.
-최근 진에어 사태를 여행업계는 어떻게 바라보는가.
“사실 항공사와 여행업계는 업무특성상 애증의 동반자 관계다. 지난해 해외로 나간 우리 국민은 2650만 명, 반대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1330만이다. 국내항공 이용객도 3240만 명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1년 누적탑승객 3000만 명인 중견항공사가 면허취소 논란에 휘말리는 것이 답답하고 속이 탄다.”
-진에어의 항공법 위반은 사실이고,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잘못이 없다거나, 봐주자는 것이 아니다. 법을 위반했다면 당연히 법적 제제를 받아야 한다. 다만 잘못을 벌하고 바로잡더라도 기업의 생사만은 신중하게 다루기를 희망한다. 자칫 국가 항공산업과 관광산업의 국제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항공 좌석 공급의 감소로 인한 운임상승으로 여행 소비자들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진에어 탑승객 규모가 크지만 다른 LCC도 있는데, 너무 우려가 과도한 것 아닌가.
“지금 항공·관광 산업은 전 세계가 자국 이익을 놓고 싸우는 전쟁터다. 그중에서 LCC 시장이 가장 치열하다. 아시아의 경우 일본 피치항공, 말레이시아 에어아시아, 싱가포르 스쿠트항공, 홍콩 드레곤항공, 여기에 중국민항까지 뛰어들어 시장 확보를 위해 필사적인 경쟁을 한다. 이에 맞설 우리 LCC의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 그런 차원에서 진에어 정도의 역량과 여객수송력을 가진 항공사의 존재가 소중하다는 이야기다.”
-관광산업에서 LCC 시장이 그렇게 중요한가.
“세계적으로 저비용항공사(LCC)의 수송분담률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세계 20대 저비용항공사 중 아시아 기업은 10위의 에어아시아만 있다. 달리 말하면 한국 저비용항공사도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육성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도 그동안 많이 발전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직까지 한국의 저비용항공사 중 미국 하와이까지 갈 수 있는 중·장거리 비행기를 확보한 곳은 진에어 밖에 없다.”
-끝으로 정부 당국에 바람이 있다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전 세계 항공여객이 2035년 약 72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광활한 국제시장을 두고 제발 교각살우(矯角殺牛,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고사성어) 하는 결정만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