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면의 초점은 중앙이다. 백이 네 귀에서 모두 실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 흑진이 얼마나 집으로 바뀌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 전보 마지막 수인 흑 ●와 49의 이단젖힘은 중앙 세력을 확보하려는 일종의 사석작전. 흑은 53부터 61까지 중앙에 성벽을 쌓으며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백도 4선으로 짓는 실리가 짭짤하니까 흑이 해달라는 대로 다 받아주고 있다.
그런데 흑 63은 어땠을까. 흑 63은 상변 백 한 점을 꼼짝 못하게 하는 큰 곳. 하지만 작전의 일관성이란 측면에선 이해하기 어렵다. 중앙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다가 회수하기도 전에 상변에도 투자를 하는 모양새다. 그 부담을 과연 흑이 견딜 수 있을까.
이때 백 64가 흑의 갑작스러운 노선 변경의 틈새를 교묘히 꿰뚫는 수. 참고도를 보자. 흑으로선 1로 꽉 틀어막고 싶다. 그럼 흑 세력이 고산준봉처럼 넘기 힘들어 보인다. 그런데 백 2, 4가 있다. 이러면 중앙 흑에게 약점이 생겨 흑으로선 운신이 불편해진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65, 67로 받아주긴 했는데 백 68이 놓이자 그동안 쌓았던 흑 세력이 한순간에 빛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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