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그 물건, 시대와 문화를 말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9월 7일 05시 45분


Sasa[44], 만지면 죽인다, 2009, ABS 수지에 도색, 스테인레스강 자물쇠와 손잡이가 달린 목재상자. 사진제공|일민미술관
Sasa[44], 만지면 죽인다, 2009, ABS 수지에 도색, 스테인레스강 자물쇠와 손잡이가 달린 목재상자. 사진제공|일민미술관
‘엉망’전, 7일부터 일민미술관

대중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방대한 수집벽으로 유명한 Sasa[44] 작가의 개인전이 7일부터 11월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152 일민미술관 1·2·3전시실에서 개최된다.

Sasa[44] 작가는 2003년 첫 개인전 이후 한국 동시대 문화예술계에서 생산과 소비의 관계 해석에 관한 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엉망’은 작가가 20여 년 동안 편집증적으로 모은 물건들을 이용해 자신이 살아온 시대와 문화를 통찰적으로 엮어내는 아카이브에 기반한 전시이다.

2006년 시작된 ‘연차보고서’ 연작과 2015년부터 진행된 ‘갱생’ 연작 등에서 작가는 사먹은 음식의 목록, 소비하거나 구입한 물건 등을 통해 소비사회, 데이터 사회의 예술가로서 고유한 정체성을 드러낸다. 또한 대중문화에서 시작된 피처링이나 매시업(mashup)과 같이 새로운 웹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문화적 현상들을 전유해 특유의 협업방식을 이끌어낸다.

이 전시가 제시하는 ‘엉망’의 시공간 속에서 관람객들은 스스로의 항해를 통해 현대인으로서의 삶을 새롭게 재발견하는 색다른 예술적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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