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운동으로 관절 통증 없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8일 13시 24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스파이더 얼티밋 챌린지에 참가한 서영갑 씨 현장에서 포즈.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스파이더 얼티밋 챌린지에 참가한 서영갑 씨 현장에서 포즈.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오래전 유명 종합병원 스포츠재활센터 교수에게 들은 얘기다. 모 정형외과 교수가 허리가 아파서 고생하기에 ‘운동 요법을 활용해보라’고 했더니 ‘내가 정형외과 교수다. 내가 더 잘 안다’고 했단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재활센터에 왔단다. 의학적으로 큰 이상이 없는데 통증이 계속 됐기 때문이다. 정밀 진단을 해 특정 부위 근육을 키워주는 처방을 한 적이 있단다. 정형외과 교수는 운동요법으로 허리 통증이 가신 뒤 운동 마니아가 됐다고 한다.

물론 의학적으로 고쳐야 하는 게 있고 굳이 의학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게 있다. 그게 운동 요법이다. 물론 운동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증상과 그렇지 못한 증상은 있다.
운동요법은 한마디로 설명하면 특정 관절 주위의 근육을 강화시켜 통증의 원인을 없애는 것이다.

운동요법을 이해하기 위해선 우리 몸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 우리 몸은 크게 골격(뼈)과 관절, 근육으로 이뤄져 있다. 골격은 근육의 틀이다. 골격은 206개의 뼈로 이뤄져 있다. 골격에 붙어 있는 골격근은 골격과 함께 움직이면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 것부터 공을 차고, 던지고, 라켓을 휘두르는 것까지 모든 동작을 가능케 한다. 또한 골격근은 몸을 지탱하고 자세를 유지해준다. 우리 몸의 골격근 수는 434개로 체중의 약 40~60%를 차지한다. 크고 작은 뼈는 움직일 때 지렛대 역할을 한다.

두 개의 뼈가 만나는 곳이 관절이다. 우리 몸엔 250개의 관절이 있다. 관절은 윤활제 구실을 하는 연골로 덮여있어 부드럽게 움직인다. 무릎은 가장 큰 관절이다. 팔꿈치와 마찬가지로 경첩관절로, 그 움직임이 경첩이 달린 문의 원리와 같이 한쪽 방향으로만 구부릴 수 있다.

근육은 힘줄에 의해 뼈에 붙어 있다. 중요한 것은 근육이 관절을 지나서 뼈에 붙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수교(懸垂橋)의 케이블 구조와 같은 원리다. 만일 현수교의 한쪽 케이블이 다른 쪽에 비해 더 강하게 연결돼 있으면 현수교는 구부러져 결함이 생길 것이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다. 한쪽 근육과 다른 쪽 근육이 같은 힘을 가지고 균형을 이뤄야 한다. 한쪽의 근육이 다른 한쪽에 비해 더 강하다면 관절에 문제가 생긴다. 관절부위 통증이 오는 이유다.

허리 통증의 경우 대부분 퇴행성디스크에 의한 것이다. 급성과 만성이 있는데 급성은 운동하면 안 된다. 6개월 넘게 통증이 나타났다 없어졌다를 반복하는 만성인 경우엔 운동치료가 가능하다. 허리근육이 약화돼 퇴행성디스크가 된 경우다. 나이를 먹으면서 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럴 경우 운동으로 허리근육을 강화시켜주면 긴장해 있는 근육을 풀어주면서 동시에 그 근육을 강화시키게 된다.

근육이 힘을 얻으니 뼈와 뼈 사이를 탄탄하게 잡아줘 디스크가 더 이상 돌출되지 못하게 막아준다. 통증이 없어지는 이유다. 하지만 디스크가 40%이상 돌출된 경우에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퇴행성관절염의 경우도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보면 된다.

대구 서영갑 씨 집에서 아령 및 튜브 운동. 가보가 된 아령
대구 서영갑 씨 집에서 아령 및 튜브 운동. 가보가 된 아령
특히 운동을 하면 근육에 있는 고유감각수용기(proprioceptive sensory nerve·근육 신경근방추와 힘줄에 있는 감각기관)가 활성화돼 그 주변 근육의 조화로운 운동을 가능하게 해준다.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근육도 쇠퇴하지만 고유감각수용기의 기능도 떨어져 주변 근육이 조화롭지 못해 관절 연골이 부딪히는 등 엇박자를 내기도 한다. 통증의 원인이다.

김용권 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센터 대표이사·전주대학교 운동처방학과 객원교수)는 “운동을 하면 고유감각수용기가 활성화돼 주변 근육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조화롭게 발달하게 한다. 꼭 근육 운동이 아니라 가볍게 달리는 것만으로도 관절 주변 근육을 활성화시켜 통증을 줄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하면 관절 주위 근육을 강화시켜 각종 퇴행성 질환을 예방할 수도 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사고 등 외부 충격 혹은 무리한 사용을 제외하고는 퇴행성 질환에서 자유롭다고 보면 된다. 운동을 하면 통증도 예방할 수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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