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연휴는 대체 휴무일인 26일을 포함해도 5일에 불과하다. 임시공휴일, 대체휴무일 각 하루씩을 포함해 9월30일부터 10월9일까지 장장 10일이었던 지난해 추석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여기에 경기 불황, 일본의 지진과 태풍, 중국 남부의 태풍 등 최근 인기 단기 해외 여행지의 잇따른 문제로 여느 해보다 국내 여행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고고투어가 회원 300만 명을 대상으로 ‘추석 여행 계획’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67%가 “국내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답했다. 여행 목적으로는 “가족과 힐링”이라는 응답이 52%로 가장 많았다.
짧아서 더 소중한 올해의 ‘쉼표’, 집에서 푹 쉬는 것도 좋지만 하루 이틀 날 잡아 힐링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명절 연휴 기간 귀성길에 나선 사람이라면 ‘의무방어전’만 치르고 바로 귀경하지 말고 인근 명소를 들러 여행을 즐기는 ‘D턴’을 감행해 보자. 여기 그럴 만한 곳들이 있다.
◇천고마비(天高馬肥) 현장, 고창 상하농원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풍요로운 자연을 만끽하며 건강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전북 고창군 상하면 상하농원으로 가자.
‘짓다·놀다·먹다’를 테마로 천혜의 자연 생태 환경을 보전하고 있는 이곳은 3만 평 규모 농어촌 체험형 테마공원이다.
어린이가 직접 소시지, 쿠키 등 다양한 먹거리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교실, 실제 햄, 빵 등 생산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공방 등을 운영한다.
농원 안에는 고창군 제철 로컬 푸드와 상하농원표 수제 햄 등으로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캐주얼 레스토랑 ‘상하 키친’, 고창산 한돈과 한우를 다양하고 푸짐하게 즐기는 ‘농원식당’도 운영한다. 주변 농가에서 수확한 농산물, 상하농원 공방에서 생산한 소시지, 빵 등도 판매한다.
상하농원은 23~26일 온 가족이 함께하는 ‘추석맞이 잔치 한마당’을 열어 널뛰기·윷놀이·투호 등 전통놀이 체험을 진행한다.
잠시 들러도 좋으나 평소 청정 자연 속 팜스테이를 꿈꿔왔다면 이번 연휴가 색다른 묘미를 누릴 기회다. 상하농원에는 7월 총 3층에 걸쳐 41개 객실과 부대시설을 보유한 다목적 호텔 파머스 빌리지가 들어섰다.
◇조선 시대로 타임슬립, 용인 한국민속촌
추석 연휴 힐링하고 싶다면 전통과 민속을 빠뜨릴 수 없다. 경기 용인시 전통문화 테마파크 한국민속촌은 22~26일 추석 연휴 특별행사 ‘한가위 좋을씨고’를 진행한다. 민속놀이와 전통풍습 체험 프로그램, 다양한 특별공연 등 볼거리, 즐길거리로 가득한 자리다.
메인 프로그램 ‘놀부네 풍년 잔치’에서 잔치가 열리는 놀부네 집을 찾은 관람객은 떡메치기부터 송편 빚기까지 직접 해볼 수 있다. 전통 생일상을 재현한 포토존에서 흥겨운 잔칫집 분위기를 배경으로 추억 남기기도 가능하다. 한가위와 관련한 퀴즈 정답을 맞히면 전통 떡도 받을 수 있다.
한가위 분위기에 어울리는 세시풍속 행사와 민속놀이도 열린다. 성주고사는 추석을 대표하는 전통풍습이다. 지난 여름 천만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감독 김용화)을 통해 친숙해진 집의 수호신 ‘성주신’에게 가내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의식이다. 고사를 마친 뒤 떡과 술을 나누는 음복 행사가 이어진다. 윷놀이·투호·그네 뛰기·줄넘기 등 민속놀이도 체험할 수 있다.
연휴 기간 매일 전래동화 캐릭터들이 펼치는 마당극 ‘이상한 나라의 흥부’가 두 차례씩, 쉬운 율동과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재미를 더한 인형극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세 차례씩 각각 진행한다.
농악놀이, 줄타기, 마상무예, 전통혼례 등 민속촌이 자랑하는 전통 예술 공연이 매일 펼쳐져 명절 분위기를 더한다.
한복을 입고 방문하는 관람객에게 자유이용권을 최대 44%까지 할인해준다.
◇향에 취하고, 맛에 반하며 분위기에 젖는 강릉 커피 거리
강원 강릉시 견소동 안목해변,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만 해도 커피 자판기 몇 대가 겨울 바다를 찾은 연인들의 언 몸을 녹여주던 한적한 곳이었다.
2000년대 초 ‘보헤미안’ 박이추(68)씨를 시작으로 국내 유명 바리스타들이 이곳에 하나둘 정착하면서 어느덧 “커피” 하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거리가 형성했다.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 안목해변에는 해안도로를 따라 주인의 개성이 살아있는 로스터리 카페부터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숍까지 커피 가게들이 즐비하고 늘 인파로 북적인다.
카페 앞 테라스에 앉든, 카페 안 창가에 앉든 바다를 보며 커피를 마시다 보면 세상사 깊은 시름을 조금씩 덜어내는 기분이 절로 든다.
‘강릉 커피 축제’는 추석 연휴가 끝난 뒤인 10월5~9일 강릉시 일대에서 열린다. 연휴이긴 하지만, 축제 기간은 아니어서 찾는 사람은 그만큼 적을 테니 지금 찾아 마음껏 힐링하자.
처음 가서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축제 홈페이지(www.coffeefestival.net)를 참조하면 된다. ‘권역’ ‘테마’ ‘주변 관광지’ 등 간단한 키워드를 입력하면 내게 알맞은 가게를 추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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