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후보 3명 동반 사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7일 03시 00분


“체육관 선거, 직선제로 바꿔야”
단독후보 원행 당선 유력하지만 선거 공정성 싸고 갈등 이어질듯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후보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히는 정우, 혜총, 일면 스님(왼쪽부터). 뉴스1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후보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히는 정우, 혜총, 일면 스님(왼쪽부터). 뉴스1
제36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이틀 앞둔 26일, 후보로 출마한 혜총, 정우, 일면 스님이 공동 사퇴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가 현재대로 진행된다면 종단 파행은 물론이거니와 종단은 특정 세력의 사유물이 되어 불일(佛日)은 빛을 잃고 법륜(法輪)은 멈추게 될 것”이라며 “이처럼 불합리한 선거제도를 바로잡고자 총무원장 후보를 사퇴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총무원장 선거는 세 후보가 사퇴함에 따라 원행 스님 단독 후보로 치러지게 됐다. 단독 후보일 경우 선거인단 318명 중 과반수가 찬성하면 당선된다. 불교계에서는 원행 스님이 중앙 종회와 교구 본사 등에 지지세가 강해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조계종은 총무원장 선거 이후에도 선거 제도의 공정성과 기득권 개혁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혜총 스님은 “종단이 박정희, 전두환 시대의 체육관 선거를 하고 있는데 직선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우 스님은 “선거가 진흙탕이면 연꽃을 피우고 시궁창이면 물꼬를 트고자 했다. 그러나 제도권이 특정 세력의 지시, 지령에 의해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사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조계종#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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