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으로 투병 중이던 허수경 시인이 3일 항년 54세의 나이로 별세한 가운데, 많은 독자들이 애도를 표하고 있다.
출판사 난다의 김민정 대표는 4일 “허수경 시인이 한국시간 어제(3일) 저녁 7시50분에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경남 진주 출신인 허 시인은 1987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과 수필집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 등을 펴냈다.
온라인에선 많은 독자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아이디 tea1****는 “스무살 재수생 시절 문득 외로움에 지쳐 샀던 시인의 시집. 그때의 저를 추억할 수 있게 해주셔서, 당시를 버티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허수경 시인님”이라고 말했으며, dong****는 “아름다운 생명의 시로 한평생 살다 가신 아름다운 시인 허수경. 시의 불꽃은 꺼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아이디 12****는 “사무치게 사랑했던 한국 시인을 꼽으면 허수경은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내 영혼이 가장 어두운 그늘 속을 걷고 있을 때 나를 따뜻하게 울렸던 시인.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말했으며, sa****는 “힘이 없다. 허수경 시인의 부음을 듣게 된 아침.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저 오래된 시집을 넘겨보는 일밖엔”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대학 때 허수경 시인의 시집으로 레포트를 썼던 기억이 있다. 문학계의 큰 별이 떨어졌다”(canv****), “20대의 고통을 위로해주셨던 허수경 시인이 돌아가셨다. 눈물 나네”(ji****), “작가님 시집을 읽고 너무 아름다워 한참을 울었는데.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zzan****), “잘 모르면서도 마음 한켠에 담아두고 있던 허수경 시인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 기차역 시가 가슴에 묵직하게 들어온다. 평온한 곳에 도착하시기를”(soul****), “좋은 시와 글로 저를 위로해주셨다. 고맙습니다”(je****) 등의 글이 있었다.
한편 허 시인은 1992년 독일로 건너가 현지 대학에서 고대근동고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독일인 지도교수와 결혼했다. 이후 독일에서 시, 산문 등을 꾸준히 썼다.
2001년 제14회 동서문학상과 2016년 제6회 전숙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올해는 제15회 이육사 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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