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아이돌 그룹의 한 축을 이룬 ‘신화’는 명실상부 장수 그룹으로 통한다. 1998년 1집 앨범 ‘해결사’로 데뷔한 이래 멤버들의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의 멤버 교체나 해체 없이 데뷔 20주년을 맞이하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7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친 20주년 콘서트 ‘하트’는 20년을 쉴 새 없이 이어온 신화의 내공을 증명한 자리였다. 전날까지 양일간 2차례 2만5000석이 티켓 오픈 5분 만에 매진된 열기를 증명하듯 공연장의 분위기는 뜨거웠다.
신화가 현재진행형인 이유 중 하나는 매번 트렌디 음악을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데뷔 20주년 스페셜 앨범 ‘하트’의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키스 미 라이크 댓’은 어쿠스틱 기타가 이끄는 감성 댄스곡으로 부드러운 멜로디가 모던함을 안겼다.
이날 콘서트 포문을 연 ‘올 유어 드림스’도 마찬가지였다. 신화가 2000년 발매한 정규 3집 수록곡으로, 바흐의 인벤션 No.4를 샘플링한 전주가 귀에 감긴다. 2018년 버전으로 편곡돼 모던한 느낌을 더했다. 스페셜 앨범 ‘하트’로 트렌디 음악을 선보이며 발전하고 있는 그룹이라는 평을 들은 팀다웠다.
안무 역시 눈길을 끌었다. 신화는 최근 젊은 아이돌 그룹의 강렬한 ‘칼군무’의 조상격이다. 이날 ‘유어 맨’ ‘런’ 등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증명했다.
그런데 어느덧 마흔줄로 접어든 이들은 대신 힘을 빼고 ‘섹시함’에 방점을 찍은 절제된 춤도 선보일 줄 안다. ‘키스 미 라이크 댓’의 절제된 섹시미가 바로 그것이다.
대표곡 ‘브랜드 뉴’로 본 공연의 피날레를 찍은 신화는 앙코르로 ‘헤이, 컴 온’ ‘온리 원’ ‘비너스’ 등을 선보이며 끝까지 팬들을 열기로 몰아들어갔다.
체조경기장은 신화와 열렬 팬들인 ‘신화창조’에게 성지와 같은 곳이다. 2001년 1월 첫 번째 단독 콘서트를 시작으로 2003년 12월, 2004년 2월, 2006년 5월, 2008년 3월 10주년, 2012년 3월 군 복무 이후 콘서트, 2013년 3월 15주년 콘서트, 같은 해 8월, 2014년 3월, 2015년 3월, 같은 해 8월, 2016년 3월 그리고 이 공연장 리노베이션 이후 이번까지 10여차례 이곳에서 공연했다.
신화 여섯 멤버와 신화창조와의 추억이 켜켜이 쌓인 곳에 매번 새로운 기억들이 쌓여간다. 요즘 잘 나가는 그룹 못지않은 다국적 팬들이 신화의 상징색인 주황색 옷을 입고 공연장에 몰려 들었다. 신화 데뷔 연수와 비슷한 나이 대의 젊은 팬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배지, 클러치, 봄버재킷, 반지 등 콘서트 기념 굿즈는 금세 품귀 현상을 빚었다.
신화는 장수비결을 ‘신화창조’에게 돌렸다. 신화 멤버 민우(39)는 “신화창조가 아니면 20년까지 못 왔을 것 같다”고 했다. 혜성은 “25주년, 30주년, 40주년도 함께하자”고 목소리 높여 외쳤다.
한편 한류 원조그룹 중 한 팀이기도 한 신화는 아시아 투어도 이어간다. 13일 타이완을 시작으로 11월24일 홍콩 등을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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