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들’은 1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시사회를 진행했다. 지난 13일 폐막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된 이후 두 번째 상영이다.
‘풀잎들’은 골목 카페에서 주인공 아름(김민희 분)이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홍상수 감독의 22번째 작품이자 ‘오! 수정’ ‘북촌방향’ ‘그 후’에 이은 네 번째 흑백영화이기도 하다.
앞서 ‘풀잎들’은 지난 2월,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의 문을 여는 첫 작품으로 공식 초청돼 전 세계 최초로 관객들에게 선보인 후 제56회 뉴욕영화제 메인 슬레이트 부문 및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잇따른 초청을 받았다.
특히 ‘풀잎들’은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그 후’(2017) ‘클레어의 카메라’(2018) 그리고 아직 대중에게 공개 전인 ‘강변호텔’(2018)에 이어 여섯 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영화다.
공개된 ‘풀잎들’은 골목 안 카페에서 서로 각자 다른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인물들의 모습을 담았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게 섞이고 익숙해지고, 주인공 아름은 그들을 관찰하고 자신의 생각을 기록한다. 카페 밖 슈퍼 아줌마가 심어 놓은 야채 새싹들이 아름의 시선과 교묘하게 중첩되며 삶의 순환이라는 주제를 상징한다.
기존 홍상수 월드에서 동어반복처럼 여겨져온 간결하고 허를 찌르는 화법과 남녀간의 갈등과 화해의 반복, 술자리에서의 대화 등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대화 속에 누군가의 죽음과 현재에 대한 고뇌, 관계에 대한 갈등 등이 자리잡고 있지만, 이 모든 것들이 익숙한 일상처럼 술을 통해 금세 해소되고 타자화된 듯한 인상은, 아름의 시선을 통해 영화가 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입된다.
언론시사회 후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기자간담회는 없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마지막 국내 공식석상은 지난해 3월 교제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기자간담회였다. 홍상수 감독이 부인 A씨와 이혼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1년6개월간 국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감독과 주연배우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인터뷰도 진행되지 않는다. 주연배우를 제외한 타 배우들의 인터뷰 일정은 현재 조율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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